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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75739

지난 1월 27일 독일 연방의회는 뜻밖의 손님을 초대했다. 그의 이름은 다닐 그라닌(95). 2차 대전 중 독일의 봉쇄로 100만명이 숨진 레닌그라드 전투의 생존자였다. 의원들 앞에서 그는 당시 독일의 만행을 증언했다.

이날의 모습은 일본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일본은 왜 독일과 달리 과거를 사과하지 않는 것일까. 루스 베니딕트가 일본의 문화를 해부해 쓴 `국화와 칼`에는 이에 대한 단서가 숨어 있다. 베니딕트에 따르면 서구는 `죄의식의 문화`인 반면에 일본은 `수치심의 문화`다.

죄의식이란 나의 행위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줬다는 느낌이다. 타인에게 용서를 구하며 책임을 지고 벌을 받음으로써 죄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진심으로 죄를 뉘우치면 누구나 천당에 갈 수 있다는 그리스도교의 교리와 일맥상통한다.

반면 수치심은 자신이 어떤 기준에 못 미치는 존재라는 느낌이다. 부족한 존재라며 스스로를 비하하는 감정이다. 잘못을 뉘우친다고 수치심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다.

독일은 피해자를 의회에 초대한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용서와 회개, 책임을 통해 죄의식을 덜어내고자 한다. 그라닌의 연설이 끝났을 때 독일 의원들이 박수를 치며 죄의식도 함께 날려버렸을 것 같다.

그러나 일본은 독일과는 문화가 다르다. 잘못된 역사를 인정하는 순간 깊은 수치심을 느낀다. 문제는 이 수치심을 받아들이는 순간, 일본은 부족한 존재가 되고 만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수치심을 밀어내려고 한다. 일본의 사무라이는 수치스럽게 사느니 자결했다. 일본이 역사의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다.

역사를 대하는 태도에서 수치심과 죄의식 중 어느 쪽이 더 건강한지는 자명하다. 죄의식의 문화가 훨씬 더 건강하다. 과거를 반성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비하에 빠지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을 더욱 쉽게 인정할 수 있다.

일본과 독일의 과오는 모든 인간의 본성에 숨어 있는 광기를 보여준다. 누구든 남보다 우위의 힘을 가진 상태에서 집단의 광기에 휩싸이면 유대인 학살과 같은 큰 죄를 저지를 수가 있다. 나치 독일의 101경찰예비대대가 그런 예다. 존경받을 만한 중산층 중년 남성들로 구성됐지만, 자발적ㆍ열정적으로 유대인을 학살했다.

많은 기업들이 사사(社史)를 편찬하지만, 창고에서 먼지만 뒤집어쓴다. 왜일까. 수치심의 문화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잘못으로부터 배운다. 자랑스럽기만 한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은 별로 없다. 수치심보다는 죄의식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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