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027 추천 수 6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http://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29019&logId=911057담임교사가 졸업생 이름을 한 명씩 부를 때마다 어린 졸업생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15년 뒤 ○○ 학생은 훌륭한 과학자의 길을 걷고 있을 겁니다.” 그 졸업생은 양손 엄지손가락을 하늘로 번쩍 치켜든다. ‘꼭 그런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가 얼굴에 비친다. 미국 오하이오주 초등학교들의 졸업식 풍경이다. 아이들의 적성과 능력을 속속들이 아는 담임교사들은 졸업생들의 ‘장도(壯途)’를 일일이 예언하고 축하해준다.



영국 옥스퍼드대 졸업식은 ‘셀도니언 극장’이라는 중세 원형극장에서 열린다. 학생들이 한 명씩 나와 소정의 교육과정을 마쳤다고 보고하면 총장이 인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처칠은 이 대학 졸업식에서 “포기하지 말라.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단 두 마디 축사를 남겼다.



1960~70년대 우리네 졸업식장엔 기다란 원통에 ‘축 졸업’이라고 수놓은 상장통을 파는 행상이 많았다. 아무래도 상장통에 뽐낼 만한 상장을 받아 넣는 학생보다는 졸업장만 달랑 넣고 가는 학생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단상엔 몇몇 우등생만 오르게 마련이었다. 그래도 재학생과 졸업생이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를 서로 불러주며 눈물바다가 되곤 했다.



요즘 졸업식에선 눈물이 드문 대신 졸업생 모두가 주인공이다. 청주 어느 고교에선 모든 졸업생이 ‘20년 후 나에게 쓰는 편지’를 타임캡슐에 담아 묻었다. 서울의 몇몇 초등학교는 졸업생 모두에게 상장을 준다. ‘승하차 도우미상’ ‘달리기상’ ‘종이접기상’…. 강화도의 중학교에선 졸업생들이 단상에 앉고 내빈들이 아래로 내려갔다. 꽃길 졸업식, 영상편지 상영, 촛불의식, 작품전시회까지 저마다 개성 넘치는 한바탕 축제다.


며칠 뒤 비무장지대 대성동초등학교에선 단 한 명이 졸업한다. 군사정전위 미국 대표와 중립국위원회 스위스 대표도 참석하는 졸업식에서 이 어린이는 시(市)교육장상, 도(道)교육위 의장상, 국회의원상까지 모든 상을 독차지한다. ‘발등에서 머리끝까지 밀가루 하얗게 뒤집어 쓰고…평소엔 밥 먹듯이 매맞던 녀석이다/ 그래도 장차 시대구분할 임자는/ 이 흥청대는 아이들 중에 있다’(안도현 ‘2월’). 모든 졸업식의 모든 주인공들이 한 명 낙오자도 없이 각자의 새 날을 향해 달려가기를 바란다.


주용중 기자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63 내 코가 석자이다 보니... (퍼 온 글) file 최유진 2005.11.18 932
1062 집 컴퓨터 사양 file 최유진 2010.09.28 932
1061 연상작용 file 최유진 2005.11.22 933
1060 이쁜 PC 1 file 2006.01.05 934
1059 실패학 (조선일보 스크랩) 최유진 2009.10.12 934
1058 지송 빠르크~ file 최유진 2010.07.16 935
1057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file 최유진 2011.08.30 935
1056 문창극 칼럼: 공인의 죽음 (중앙일보) 최유진 2009.05.26 936
1055 전국 따기 캘린더 (조선일보) file 최유진 2009.06.26 936
1054 풀리지 않는 한국의 13대 미스테리 1 2010.08.13 936
1053 균과의 동침 (헬스조선) file 최유진 2006.02.15 937
1052 애주 애연가 한방건강관리법 (헬스조선) 최유진 2006.03.02 937
1051 어항 관련사이트 2009.09.05 937
1050 대무신왕 이야기 최유진 2008.11.27 938
1049 오적... 2010.09.30 938
1048 전국 해안 맛집 (동아일보 스크랩) 1 file 최유진 2006.07.10 939
1047 좋은 부모의 힘 (중앙일보) 최유진 2010.04.28 939
1046 미니어쳐 느낌의 사진 file 2011.05.15 939
1045 말을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 1 최유진 2012.08.13 939
1044 비밀과 거짓말 (조선닷컴 와플레터) 최유진 2005.12.20 940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77 Next
/ 77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