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구로카와 지역으로 달림.. 고속도로로 약 2시간 정도 달려야 된다고 한다.
가는 길에 처음 맞는 일본의 시골마을 모습..
대도시를 보는 걸 더 좋아했지만, 어쩌면 Tokyo보다도 이런 시골을 먼저 보았던 것이 일본에 대한 제대로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2시간 남짓의 시간은 나에게,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촌뜨기가 아닌 오히려 도시에서 시골로 첨 가는 사람이 호기심에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모양새를 생각나게 한다.
사진) 버스 안에서 담아둔 규슈의 모습
그러고 보니 기념으로 버스 사진 안 남겼네. 보라색 저 버스가 우리 일행의 발이 되어 주었다.
가다가 휴게소에서..
휴게소 자판기 커피 machine 앞에서.. 뭐, 다 일본말이긴 하지만 사진만 보니 알 수 있겠다.
역시 음료수 자판기. 콜라가 120엔이었었다.
날씨는 맑았다 흐렸다를 반복하다 비도 뿌리고..
약간의 햇살이 비치는 도중에 건진 컷들이 소중하다. 역시 귀엽고 콤팩트한 자동차와 진회색 지붕,
하얀색 외벽, 그리고 나무로 짠 창틀.. 잠깐씩 일본 만화 등에서 보던 이미지가 떠오른다.
우리 나라에선 큰 차가 부의 상징인데 일본은 이렇게 작은 차량을 애용한다고 한다.
중간에 호텔 측에서 손님들과 파티한다고 술과 안주류를 구매하기 위해 들렀던 슈퍼 앞.
개인적 에피소드 하나. 내내 음료수 하나 안 마시고 버텼는데 식곤증을 견디다 견디다 깜빡 여기 오기 직전에 졸았다.
분명 큐슈로 사장님이 '여기서 잠시 내려서 사고, 어쩌고' 하는 말을 들은 거 같은데 깜짝 눈을 떠 보니 버스 안에 아무도 없다. 허걱~ -_-
나 빼고 다 슈퍼에 갔다. 한참을 기다려도 안 오는 걸 보니 아마 잠든 것도 잠시였던 것 같음..
뭐, 물건을 못 산게 아쉬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다들 우르르 내리는데 혼자 곯아 떨어져 있었으니.. 쩝~
창밖에 흘러내리는 빗물의 모습이 살인적인 졸음이 엄습해 온 바로 그 순간의 몽롱한 모습과도 같다..
얼핏 들으니 여기가 버스 터미널이라는 거 같던데..
구로카와 온천 지대로 가는 심산유곡이 시작된다.
멀리서는 삼나무가 곧게 뻗은 산들이 펼쳐져 있고 계곡 사이엔 구름인지 안개인지 분간이 안가는 게 연기처럼 스멀스멀 올라 오기 시작..
날은 어둑해지기 시작하면서, 몽환의 세상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이 멋진 광경을 이렇게 왕흔들림 샷으로 찍을 수 밖에 없는 나의 실력으로 사람들한테 이 지역의 실체라고 보여 주기가 두렵다.
얼마나 환상적이었던 계곡이었는데..
곳곳마다 매화의 향연.. 아직 덜 피어서 오히려 더 고고한 느낌까지 들었던..
바야흐로 3월 말 ~ 4월 초까지 걸쳐 이 계곡은 한층 신비한 느낌으로 다가 오겠지.
제대로 건진 컷들이 없어서 어렴풋한 기억 저 편에만 꼭꼭 담아 두련다..
드뎌 하나무라 료칸에 도착. 주차장 쪽에서 바라 본 료칸 쪽 모습.. 온천 계곡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