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노래로만 접했던 '여수 밤바다~~' 버스커버스커 장범준 목소리는 약간 코막힘 소리에 항상 똑같은 느낌이라 지겹기도 하고 그닥 좋아하질 않았다. 그러나, 그의 노래가 이 여수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지 비로소 실감하게 되었다.
포차거리는 기대를 안 하고 가서 그랬나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좋았고, 다음에 오게 되면 꼭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남겨 놓았다. 안주가 비싸 보이긴 해도 포차거리는 잘 정비되어 있었고, 이렇게 모여 있으니 특색있는 여수의 명물이 되었고. 7년전에는 이런 광경을 못 보았던 것 같다. 성수기는 살짝 지났으나 부산 해운대 야경처럼 엄청 북적북적 정신없지도 않았고.. 대교 위 반짝이던 케이블카는 하늘에 매달린 전구 등 같았고 곳곳의 조명들이 잘 어우러져 잔잔한 바다위에 잔영들이 흔들리고 있었다.
다음에 날씨 좋은 계절에 다시 방문해서 이곳에서 술 한잔하고 싶다.
멀리 돌산대교 쪽
눈으로 보는 모습이 항상 더 예쁜데, 사진에는 잘 담지 못해 아쉽다.
근처에 하멜기념관도 있다. 불행하게 표류하여 여기 저기 유배오고 생활고에 힘들었던 하멜...
우리 조선을 서양에 알리게 된 계기라고 하지만, 하멜에게는 희망 없던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여수도 끌려 왔던 곳 중에 한 곳이었으니 아이러니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60507&cid=40942&categoryId=40466
헨드릭 하멜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고, 이 바람에 걸린 알수없는 향기가 있고, 너에게 들려 주고 싶고, 너와 함께 이 바다를 걷고 싶네...
부산 바다도 있고 목포 바다도 있다. 하지만, 밤에 보는 바다 그것도 '여수밤바다' 라는 네이밍의 위력은 몇년의 시간이 지나서 강력한 이미지로 자리잡게 되었다. 여수라는 한자와 한글 단어가 다른 곳보다 더 밤의 바다와도 더욱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오늘 여수의 밤바다는 잔잔했다. 낭만이라는 수식어와 잘 어울려 보인다.
밤바다를 사진에 담는 나, 그런 나를 찍어 주는 딸, 두 가족의 모습을 담는 아빠
숙소 가까운 곳에 포장횟집이 있다. 상호명이 좀 으스스해도.. 먹을만했다.
여수밤바다 맥주를 파는 곳이 주로 GS 편의점인데 그렇다고 모든 GS에서 팔지 않는다. 낭만포차 거리에 있는 GS에서 4병 2만원씩이나 하던데 집에 사가고, 병맥으로 사와서 숙소에서 마셔본다. 내 입맛엔 별로 맞지 않는 쌉싸름한 에일맥주. 4가지 종류가 다 틀리지만 대부분 쓴 에일, 스타우트. 남편님이 횟집에서 용기 1개 얻고 편의점에서 얼음사서 저렇게 굳 아이디어로 마나님 찬 맥주를 대령해 주심. 에일 맥주는 어디나 있는데 어쩌면 붙어 있는 라벨의 힘이 여기서 마실 때 더욱 맛있는 여수 맥주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