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겐 너른 모래밭이 있는 바닷가, 풀밭, 마당.. 그저 시원하게 뛰어 놀 수 있는 곳이 최고의 놀이터다.
먼지나게 놀이방에서 한시간씩 놀아봤자 신체 발달은 되겠지만 공기는 안 좋을 거고.. 그래서 아파트보단 마당이 있는 집이어야 하는데.. 이젠 도시 생활도 거의 공동주택이니 일부러 이렇게 돈 주고 기름값 들여 시골 공기를 마시러 와야 한다. 놀이터의 모래도 애완동물의 대소변으로 더럽다고 한다. 5월 6월 나들이 계절에 한여름 벌떼처럼 모이는 목욕탕같은 수영장도 바다도 이런 너른 바닷가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마침 친가댁에 놀러온 장꽁 아저씨네 친손녀들이 바닷가에 같이 나와 친구가 되어 주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만 보아도 행복하고 부럽다. 장꽁농원에서 굴다리 밑으로 나오면 바로 해수욕장과 이어진다. 여지껏 안면해수욕장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어져 있긴 하지만 정확히 얘기하면 두여해수욕장인 거 같다.
집에서 가져 온 모래놀이
아빠가 만들어 준 새총에 조개를 걸어서
민망하게시리 다리를 쫙~펴고 노는 선아
작은 게가 만들어 놓은 무수히 많은 게집 (구멍)
두꺼비집에 팔을 넣어서 터널 만들기
모래 무너뜨리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들어가 버리는 게. 이날 게 잡느라 할말이 많다.
아이들 데리고 바닷가에서 물장구치는 동안 동균아빠는 내내 쭈그리고 앉아 게를 십여 마리 정도 잡았는데..
도무지 잡는게 쉽지 않다는 거다. 그 노하우를 들었다.
게들이 엄청나게 눈과 귀가 밝은 듯.. 아주 가만히 앉아서 기척을 하지 않아도 빼꼼히 내보고 샥~ 들어가는 날렵함.
나중엔 신경질난다. 빼꼼히 나와선 도무지 걸어갈 생각을 안하고 바로 구멍 근처에서 가만히 있는 넘하고 기싸움을 해야 한다.
들어가기 전, 게를 잡기 보담 구멍을 막아야 한다는 결론.. 선아는 용케 구멍을 쑤셔 잡기도 하더라..
물이 빠진 모래밭
밀물이 들어오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엄청 멀다.
보석처럼 빛나는..
노느라 엉덩이가 물에 젖는 줄도 모르고..
드뎌 물에 들어가서 노느라 정신 없다
둘째는 역시 영글고 당차고 야무지다. 이렇게 옷 입은채로 뒹굴고
저 통에 잡은 게는 아이들의 놀잇감이 되어 흔들흔들 조물락조물락..
거의 처참 (?)하게 죽음을 당하고 막판엔 엎어서 다 도망갔지만 게 입장에서 보면 다행인 거 같았다.
것도 장꽁 마당에서 엎었는데 바다까지 기어가다 다 죽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