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511 추천 수 72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김혜린 작품은 비교적 뒤에 나온 대작 <불의 검>을 먼저 본 후, <비천무>를 그 후에 보게 되었다.
<테르미도르>는 그녀의 아마도 3번째 장편인 것으로 알고 있다.  3권으로 재판된 것을 보면 책 한권의 두께가 약간 두껍다.

데뷔대작 <북해의 별>, <비천무> 다음에 나온 작품인 것인데 그림은 이미 완숙미에 많이 다달해 있는 거 같다.
여전히 가늘지만 주제가 주제인 만큼 (프랑스 혁명 배경) 그림 필체는 좀 더 힘이 있어졌다.  여전히 드레쉬~한 외모의 미남 미녀가 주인공.

야망있는 귀족이 되고자 아내와 아들을 버린 못된 아버지는 결국 아들의 손에 의해 붙잡혀 혁명 시대 당시 공포정치로 재판없이 단두대로 보내 버린다.  그가 핍박받은 삶을 살아가면서도 남몰래 사모하고 있던 귀족 여인의 가족을 몰살시키는 데 앞장선 주인공 유제니와 그럼에도 나중에 그를 사랑하게 되는 알뤼느, 알뤼느의 약혼자 줄르와의 삼각관계 속에서 프랑스혁명 시대 배경을 상당히 무겁게 커다란 비중을 내내 차지하도록 일관한다.  어쩌면 순수한 순정만화 독자들은 이 작품을 보면서 '왜 이리 연애 장면이나 러브신이 안 나오냐'는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혁명의 풍운아들에겐 사랑이란 사치라는 인색한 시대의 아이러니에 눌려 버린 건 아닌지...  그러다 보니 전 3권에 그 묵직한 주제를 잘 다루는 것도 힘겨운 작업이었을 듯...  난 역사를 좋아해서 재밌게 봤다.

따라서 주인공들만 가공인물이고 그들을 둘러싼 대부분의 프랑스 혁명 실존 중요 인물들이 두루 등장하는, 일종의 만화라기 보다 읽고 나면 '대체 자유, 평등, 박애의 프랑스 혁명에 대해 찾아 보기라도 하자'라는 궁금증을 열게 할 만큼 상당한 깊이의 혁명사를 재현해 냈다.  만화작가라기 보다 이 사람 역사가 아니야? 라는 착각을 들게 할 정도..

그래서 <북해의 별>도 그렇고 <테르미도르>도 그렇고 한 때 운동권 사람들이 애독했던 만화라고도 한다.
주제와 흘러가는 분위기만큼 엔딩도 사실 비극이라고 할 수 있겠지.  유제니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비참히 죽으니깐...  슬퍼라..
그래도 총 맞아 죽은 게 다행.  단두대 (길로틴)는 넘 무서워~~
(김혜린 작품의 주인공들은 사실상 해피엔딩보다는 비극으로 끝날 거 같은 느낌이 들게 그린다.  가늘게 찢어져서 슬픔을 한 껏 담고 있는 큰 눈에다 쭉 뻗은 코, 촉촉히 젖어 있는 입술 등...)


김혜린의 작품세계 중 링크..
http://kimhyerin.com/works/thermi_frame.htm

------------
그리고 '테르미도르'란 프랑스 혁명력 중 한 달의 이름으로서, 작품에 나오는 대로 테르미도르의 반동 때 로베스 피에르 등이 죽었다.  작품 중에도 간간히 테르미도르 (열월)를 비유하고 표현하는 씬들이 나오는데 작열하는 한여름 태양 아래 혁명이 추구해 온 본래 휴머니즘보다 그 부작용 내지는 힘든 현실의 모순 관계를 은유하기도 하는 거 같다.  (순전히 내 생각)


'테르미도르(Thermidor)'란? - 프랑스 혁명력 중 11번째의 달('열의 달')
* 프랑스 혁명력 : 1793년 10월에 제정, 1792년 9월 22일을 공화국 제1년 제1일로 함. 훗일 나폴레옹이 폐기함. (대원판 2권, 7쪽)

1. 방데미에르 (포도의 달)
2. 부뤼메르 (안개의 달)
3. 프리메르 (서리의 달)
4. 니보즈 (눈의 달)
5. 플루비오즈 (비의 달)
6. 방토오즈 (바람의 달)
7. 제르미널 (종자의 달)
8. 플로레알 (꽃의 달)
9. 프레리알 (목장의 달)
10. 메시도올 (밀의 달)
11. 테르미도르 (열의 달)
12. 프록티도올 (열매의 달)

* 테르미도르는 1793년 7월 19일부터 8월 17일까지를 일컫는다.




?
  • ?
    2006.09.19 11:56
    늦바람이 무섭다더니...만화계에 입문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거의 전문가 수준이구먼..
  • ?
    최유진 2006.09.19 14:28
    뭐가 전문가라는... '글솜씨' or '뒷조사'?? 열정이 이 정돈 돼야~~
    난, 제대로 된 독자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23 "부자로 은퇴하기" 7가지 원칙 (PCA 생명) 최유진 2006.11.21 1575
1522 쨕~쨕~쨕~ 1 치비 2004.09.01 1471
1521 <Creative Visualization> Shakti Gawain 1 file 최유진 2007.05.23 1333
1520 <Letters from Iwo Jima>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file 최유진 2007.04.24 1151
1519 <본 얼티메이텀> 기대 file 최유진 2007.08.21 1265
1518 <십팔사략> (네이버) 최유진 2007.09.19 1295
1517 <에어시티> 결론, 대실망! 2 file 최유진 2007.07.09 1435
1516 <용의자 X의 헌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file 최유진 2014.09.26 758
1515 <웨더 맨 The Weather Man> 2005 file 최유진 2007.05.25 1255
1514 <자산관리 ‘α투자’가 답이다>① ‘은퇴파산’ 리스크를 막아라 (헤럴드경제) 최유진 2013.02.14 780
1513 <쿵푸팬더>: 영화관람 동호회 1호 영화 file 최유진 2008.06.17 2235
1512 <프리즌 ~ > season 2 file 최유진 2007.09.28 1170
1511 <해리포터 5편> & <조디악> file 최유진 2007.08.07 1376
1510 <헝거게임 - 더 파이널> <하트 오브 더 씨> file 최유진 2015.12.10 490
1509 '경기도 맛집' (조선일보 Weekend) file 최유진 2006.04.07 1255
1508 '꽃보다 남자' 전 36권 file 최유진 2006.05.24 1402
1507 '마스터 키튼' 우라사와 나오키 (전 18권) file 최유진 2006.06.16 1255
1506 '비유의 연금술사' 송재익 신문선 어록 1 file 최유진 2006.02.17 1560
1505 '소·백·산·맥'酒 원샷 알고 마시니 더 취하네 (조선일보) file 최유진 2006.06.22 1374
1504 '앙 선생님'의 작품.. 2 file 최유진 2006.01.03 122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77 Next
/ 77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