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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남자…’ 저자 존 그레이 VS. 배유정 이대교수
˝남편을 너무 몰아붙이는 건 심장에 총질하는 것과 같아˝

[조선일보 김윤덕기자]



도대체 남자와 여자는 왜 끊임없이 싸울까. “당신과 결혼하지 못하면 죽어도 좋아!” 외치던 열정은 어디로 가고 서로 티격태격하게 될까.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이 질문에 대해 누구도 명쾌한 대답을 제시하지 못하던 중 1992년 미국에서 출간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충격 그 자체였다. 남자와 여자는 ‘인종’이 다른 것도 아니고, 아예 출신 행성이 다르다니? 싸우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놀라운 건 이 도깨비 같은 책이 이후 4천만 부나 팔렸다는 사실이다.


그 저자 존 그레이(55)가 한국에 왔다. 21일 서울 코엑스,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그의 특별 강연에는 2000여명이 몰려와 성황을 이뤘다. 연극배우이자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인 배유정(42)씨가 그레이 박사를 만났다. 배 교수는 “일과 연애문제로 머리가 지끈지끈했던 30대 중반 ‘화성 남자 금성 여자’를 읽고 맛본 쾌감이 아직 생생하다”고 말했다.



▲배유정(이하 배)=‘화성에서 온 남자…’는 지난 10여년 한국의 20·30대 여성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의 최초 아이디어는 어디서 왔나.


▲존 그레이(이하 존)=1980년대만해도 부부관계 상담의 전제는 ‘남녀가 동등하다’는 것이었다. ‘남녀가 다르다’고 하면 차별주의자로 오해받았다. 그런데 정작 해결되는 문제는 많지 않았다. 나는 ‘남녀는 다르다’는 전제로 해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자 문제를 안고 살던 수많은 커플이 사랑을 되찾았다. 남녀의 권리는 동등하지만, 생리적 차이와 행동 양식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배=당신이 말하는 ‘남녀의 차이’를 한마디로 설명해달라.


▲존=함께 영화를 본 뒤 여자가 “정말 좋았어”라고 말하면 남자는 마치 자신이 감독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낀다. ‘내가 이 여자를 행복하게 했다’는 성취감 때문이다. 반면 출장에서 돌아온 남자가 “아, 이번 출장 정말 좋았어”라고 말하면 여자는 자기가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말하기 시작한다. 여자는 혼자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결코 행복을 느끼지 않는다. 남자는 여자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 꽃 한 다발을 주는 것보다 한 송이씩 매일 주는 것이다. 반대로 여자는 남자를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돈이 다인 줄 알아? 나한테는 관심도 없지”라는 말은 남자의 심장에 총질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배=현재 한국의 이혼율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젊은 여성들은 결혼하려 하지 않는다. 결혼하고 아이 낳아봤자 여자만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존=여성들이 부부관계에 불만을 갖게 되는 큰 요인 중 하나가 남편이 가사 분담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묻고 싶다. 만일 남편이 설거지도 해주고 기저귀도 갈아주고 청소까지 해주면 과연 당신은 행복해질 것 같은가?


▲배=당연하다.


▲존=스웨덴 남자들은 세계에서 집안일과 육아를 가장 열심히 하는 남자들이다. 그런데 스웨덴의 이혼율도 최고 수준이다. 왜? 남자의 가사 분담이 여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해법은 로맨스다. 여성은 사랑한다는 느낌을 받아야만 여성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되고 그것이 스트레스를 완전히 풀어준다.


▲배=여자가 사랑에 목숨 거는 존재란 말인가?


▲존=최근 남녀 간의 생리적 차이를 조사한 연구가 나왔다. 남성의 스트레스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돼야 낮아진다. 이 호르몬은 뭔가를 성취했을 때 분비된다. 여성의 스트레스 해소제는 옥시토신인데, 이건 성취감이 아니라 로맨스를 느낄 때 분비된다. 여성들이 멜로 드라마를 넋 놓고 바라보는 풍경을 어느 나라 안방에서든 볼 수 있지 않은가.


▲배=남자는 낭만적인 분위기만 열심히 만들면 여자를 실컷 부려먹을 수 있겠다.


▲존=나는 남자들에게 일주일에 하루를 ‘로맨스의 날’로 정해서 그날만은 아내를 결혼 전 연애 시절로 돌아가게 해주라고 충고한다. 그러면 아내들의 잔소리가 멈추고, 설거지를 하면서도 콧노래가 흘러나오게 만들 수 있다.


▲배=여자들이 그렇게 순진무구하지만은 않다.




▲존=물론 남자가 더 노력해야 한다. 로맨스의 비결은 ‘마법의 20분’이다. 신은 남자에게 100단어를 내렸지만, 여자에게는 수천 단어를 내렸다. 남녀의 대화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단 20분만 대화하라. 마법이 일어날 것이다.


▲배=당신의 부부생활이 궁금하다.


▲존=완전하진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부부생활이 왕성한 연인이자 친구다.


▲배=한국의 몇몇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부부관계가 전혀 없이 부부로서의 삶을 지속하는 커플들이 상당수다.


▲존=1주일에 적어도 3번은 해야 하는데(웃음)? 섹스리스 커플은 섹스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무드가 생겨도 표현하지 않고, 그게 오해를 부르는 거다. 그럴 땐 양초·편지 같은‘사랑의 상징물’을 활용해라. 말의 위험성을 최소화하면서 열정의 불을 붙여준다.


▲배=우리는 학교에서는 이런 남녀관계를 배우지 못한다. 실전에 돌입, 싸우고 부닥치다가 패잔병이 되기 십상이다. 당신은 세 딸들을 어떻게 교육시켰는가.


▲존=남녀관계는 말로 가르치는 게 아니다. 자녀를 위해 아름다운 남녀관계가 무엇인지 보여주려면 스스로 배우자를 존중하고 아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보다 쉽고 이상적인 방법이 또 있겠는가.






(정리=김윤덕기자 [ sion.chosun.com])


존 그레이는 누구

아내, 세 명의 딸을 포함해 4명의 ‘금성인’과 함께 살고 있는 ‘화성인’이다. 고교 시절 선(禪)과 명상, 요가에 심취했던 그는 미국 컬럼비아 퍼시픽대학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6년째 남녀관계를 상담하고 있다. 그를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발돋움시킨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1992년 출간)는 150여개 국에서 팔리며 남녀관계서의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화성·금성 카운슬링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을 돌며 대중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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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레이 어록>

1) 여자의 가장 흔한 불만은 남자가 여자 얘기를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2) 남자가 여자에게 느끼는 가장 흔한 불만은 늘 남자를 바꾸려 한다는 것이다.
3) 여자는 누군가에게 자기 문제를 털어 놓아야 기분이 좋아지는 습성이 있다.
4) 남자는 동굴에 혼자 들어가 문제를 해결해야 기분이 좋아지는 습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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