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17 14:15

아가 책 하나..

조회 수 1091 추천 수 1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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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5657123<엄마 마중>이라는 한길사에서 나온 그림책이다.  아이들 권장 도서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도서관에서 빌려 봤다.

그러나 꼬맹이들이 보기엔 글씨가 그림마다 한줄 한줄 나오는, 수준은 낮은 (?) 책이다.  어디엔 동시라고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오히려 어른인 내가, 그 시대를 살지 않았던 내가 읽어 주었던 느낌은 단지 글의 부족함을 훨씬 넘어선, 아련한 그림의 느낌으로 가슴에 한가닥 파문이 일던 책이다.

전차가 다니는 시대 (언제까지 전차가 있었는진 모르지만), 사람들의 복장도 한복인 걸 보면 해방 전일거다.  30년대 작가니까.  (그림 작가는 70년생)  전차 안전지대 위에서 거의 걸음마를 떼었을 듯한 아가가 전차를 타고 오는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우리 엄마 안 와요?'하고 무작정 차장한테 묻지만 대부분 그냥 모른다고 지나치는데 세번째 차장 아저씨가 돌아 다니지 말고 그 자리에 꼭 서 있으라고 말해준다.  그러고 나서 함박눈이 내린다.  코끝이 빨갛도록 시리게 참고 기다리는 아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코가 시큰하다.  눈이 오는 풍경은 어스름한 저녁, 마치 우리가 풍성한 눈을 맞이할 때 앞을 보기 힘든 것처럼 그림은 몽환적으로 다가 온다.
단순하면서도 따뜻하고 흐릿한 파스텔톤 느낌의 풍경들.  엄마를 극적으로 만나는 장면은 생략되고 그 다음 마지막 장은 첫장의 언덕 마을에 소복히 눈이 내린 그 계단 한 가운데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있는 - 분간하기도 힘들게 - 장면이다.  내 가슴 속에 한탄식이 잠시 흘러 나온 순간이었다.  직장맘으로서의 나의 공감대는 어디까지나 엄마가 일을 나가고 아주 어린 아기가 안타깝게 이 세상 제일인 엄마를 기다린다는 설정이 뭉클하기 땜에 느껴지는 것일진대..

동균이 선아는 생각보다 크게 흥미 없다.  아이들은 심드렁하며 도망가는데 책을 잡고 연연해 하며 놓지 못하는 나를 발견한 순간,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이렇게 아이들 동화를 찾다 보면 어른들의 감성에 더 와닿는 작품들이 많다.작고한 권정생 작가의 글들이 대부분 그러하고 슬프다.  힘들게 살다 간 그의 인생을 대변하듯이..  이 책은 그림에 단연코 더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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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알라딘 발췌

김동성 (그림) - 1970년 부산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먹선을 살린 한국적 그림으로 유명하다. <엄마 마중>으로 2004년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그린 책으로 영문판 한국 전래 동화집 <Long Long Time Ago>(1998, 한림),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안내견 탄실이>, <비나리 달이네 집>, <하늘길> 등이 있다. 홈페이지는 www.kds.psshee.com

이태준 (글) - 호는 상허. 이광수, 염상섭 등을 이어받은 1930년대 최대의 단편 소설 작가. 1904년 강원도 철원군에서 태어나 망명길에 오른 아버지를 따라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주했다. 그후 여러 곳을 전전하다 1921년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하면서 습작활동을 시작했다.

1925년 일본에서 집필한 '오몽녀(五夢女)'가 「조선문단」에 발표되면서 등단, 귀국 후 「개벽」사에 입사하여 잡지 「어린이」에 동화와 수필을 발표했다. 미문으로 일제 하 하층민의 삶, 지식인들의 고뇌 등을 그려냈으며 '구인회'동인의 한 사람으로 기자생활과 '조선중앙일보' 학예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해방 후 조선문학가동맹의 소설분과 위원장으로 활약하다가 1946년 월북했으나 '부르주아 문학을 한다'는 이유로 숙청됐다.

지은책으로 단편집 <달밤>, <가마귀>, <복덕방>, <돌다리>, <해방 전후> 등과 수필집 <무서록>, 문장론 <문장강화>가 있다.



8935657123_t6.jpg
(포토웍스로 크기 조정하다 밝기 조정에 실패해 버렸다.  본래 그림 색깔은 저리 시커멓지 않다.)
과장된 크기의 나무지만 전차를 기다리는 애절한 마음이 잘 대비된 듯하다.


8935657123_t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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