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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만화는 읽지도 않았고, 드라마 <바람의 나라>는 중반 이후부터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고구려 역사책과 대무신왕 이야기를 읽고 검색하고 있다.  원작 만화는 고구려 3대 대무신왕이 위대한 정복왕임과 동시에 외로운 인간으로서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드라마가 역사를 왜곡하는 건 당연하다.  왜?!  딸랑 역사서에 한줄 나온 것을 가지고 몇 달의 이야기, 그것도 전 국민이 흥미를 가지고 보아야 할 '드라마'라는 특별한 쟝르를 만들어야 하니까...  그렇지 않으려면 철저한 고증을 위주로 풀어나가는 다큐멘터리를 보며 만족해야 한다.  내용은 일관되면서도 긴박감이 넘쳐 흘러야 하고, 액션과 사랑은 필수이며, 그러려면 연출력,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훌륭한 대본 등등이 어울려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이다. 그들이라고 일부러 지루한 작품을 밤을 새가며 만들겠는가.. (아쉽게도 지금 작품은 많이 허술하다.  역시 제작비의 압박인가..  내용도 그렇고 참..  그래도 애정을 가지고 끝까지 '닥본사' 하련다)  그런 의미에서 김진 작가의 아직도 끝나지 않은 원작이, 2천년도 넘은 까마득한 그 옛날 대륙으로의 귀소 본능을 자극해서 고구려에 대한 '바람'을 일으킨 데는 아주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굳이 원작 만화를 너무 많이 훼손했다고 일일이 비교해서 야단치지 말 것이다.  역사가 그리 자세하게 많이 남아 있다면 그런 원작도 단 하나의 행간의 의미를 가지고 온갖 상상력을 불어 넣어서 92년부터 미완의 작품으로 남아 있진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방대한 역사를 서술한다면 만들 필요 조차도 없겠지...  만화던 소설이던 모두 다 역사를 왜곡한 부분들이 있다.  하물며 드라마는 얼마나 더 심할까..  아예 '태왕사신기'는 역사적인 내용보다는 신화적인 내용이 강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건데 그 난해한 내용을 이해하느라 무척이나 애썼다. -_-  솔직히 배용준 땜에 본 것이지 내용이 짜릿해서 본 건 아니다)

역사는 또 어떤가.  중국은 고대사를 엮은 사마천의 <사기> 등이 있는데 우리에겐 고대사를 자세히 기록해 놓은 역사서가 없고 이미 천년이나 지나서 신라시대 김부식이 저서한 <삼국사기>만이 정통 역사서이다.  삼국유사나 중국 역사책들을 종합해 보면 역사 기록이 오히려 말도 안되는 판타지스런 내용들이 많다.  그러니 평이한 드라마가 오히려 역사를 가장 비슷하게 재현한 것이 아닐까 한다.  주몽이 대소에게 쫓기다 물고기와 자라들이 쑥 올라와서 물을 건넜다라던가 대무신왕이 어린아이였을 때 전투를 이끌고 부여의 사신들에게 맞서 대결한다는 것 등은 어불 성설일텐데 오히려 그런 것들은 너그럽게 봐 준다.  결론은,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딴지 걸지 말자!'이다..  그러니 드라마 보다 배우가 좋아서 푹 빠지거나 재미 있으면, 원작도 찾아 보는 것이고, 역사를 좋아하기에 내친 김에 전무후무하게 몰랐던 2천년 전의 역사를 풀어 나간 책들을 찾아 보면 된다.  원작 매니아들이 다른 형태로 바뀐 작품을 놓고 높이 평가하는 건 이제까지 본 적도 없다.  

난, 드라마를 연상하며 딱딱한 역사 책들을 보면 더욱 흥미롭기만 하던데..  (드라마나 만화의 주인공 얼굴을 상상하면 되니까.)  오히려 책을 읽는 동안 더 호기심이 생기는 부분은, 과연 2천년도 더 전에 훨씬 훨씬 더 추운 지방에서 수백년 동안 끊임없이 전쟁을 치르고 계급 사회를 이끌고 어떻게 그들은 불편한데도 생활을 했으며 그럼에도 똑같은 인간 세상을 만들어 갔을지 생각에 다다르면 마음 한 구석에 정말로 휑하니 정체 모를 바람이 부는 것 같다.  특히 '대무신왕'의 이야기에 탐독할수록, 상당히 모순된 고뇌의 삶을 살았을 그에게 연민을 느낀다.  아니, 오히려 역사 내용에 접하면서 그를 더 알게 된 거 같다.  어렸을 때 학교 다니며 배운 고구려, 백제, 신라를 감히 '삼국'으로 묶어서 삼국시대라는 격하된 사대주의 사관에 물들어 있던 선입관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버리게 되었다.  (고구려는 700년 내내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전쟁을 해 왔으며 고구려의 전신인 졸본부여까지 합하면 고구려의 역사는 900년이나 된다.  그리고, 백제와는 건국 이후 수백년 동안이나 접촉이 없었다.)  고구려는 고대 동북아 지역의 가장 강력한 맹주였으며 그런 역사를 가진 우리 나라는 비록 땅덩이는 많이 축소되었지만 그들의 피와 혼은 명백히 이어지고 있다.  짜증나서 답변하기도 싫은 떼놈들이 자기네 속국이니 역사니 짱알대도 감정이 아닌 이성과 지성으로 맞서야 함이 문제이다..  쪽수를 내세우고 떼를 쓰면 무조건 이길진대  하물며 유적지나 고대사의 내용은 거의 중국에 있다.  그래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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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고구려 왕조실록> -박영규-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04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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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무신왕> -이수광-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02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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