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32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순간 속에 자신을 유폐시키던 일도 이제 그만
종이꽃처럼 부서지는 환영에
자신을 묶는 일도 이제는 그만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히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그대의 영혼은 아직 투명하고
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는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정표에게
길을 물어야 하리
길은 또다른 길을 가리키고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별들이 구멍 뚫린 담요 속으로 그대를 들여다보리라
그대는 잠들고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꿈을 꾸리라

----------------

촬영:  유희종
장소:  울릉도
기종:  Nikon D70
렌즈:  Sigma 24 ~ 135mm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5 홍콩 여행 3일: 스타페리와 트램 file 최유진 2008.10.01 1326
454 홍콩 여행 3일: Causeway Bay와 ... 1 file 최유진 2008.10.02 1910
453 홍콩 여행 3일: 맑은 날의 야경 file 최유진 2008.10.04 1451
452 홍콩 여행 4일: 홍콩 국제 공항,... file 최유진 2008.10.05 2050
451 홍콩 여행 도움 주신 분들... 최유진 2008.10.08 1778
450 건희 아빠가 찍어 준 사진들 file 최유진 2008.10.28 1580
449 아산 공세리 성당: 안면도 대하... 2 file 최유진 2008.10.28 1293
448 곰섬 염전 구경: 안면도 대하여행 2 file 최유진 2008.10.29 1456
447 대하 먹기: 안면도 대하여행 3 file 최유진 2008.10.29 1136
446 북악 스카이웨이 드라이브 file 최유진 2008.10.30 1970
445 남양성모성지의 가을 file 최유진 2008.11.09 1260
444 프로방스 빌리지 file 최유진 2008.11.22 1344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58 Next
/ 58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