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by 최유진 posted Feb 0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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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hosun.com/editorials/news/200601/200601310403.html
[일사일언]아주머니, 영화 좀 봅시다



화제작 ‘왕의 남자’를 봤다. 1000만 번째 관객을 눈앞에 두었다는 이 영화가 내게도 매우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다. 내용도 기억에 남았지만, 무엇보다 나에게 ‘왕의 남자’를 잊지 못할 영화로 기억시킨 건 다름아닌 내 뒷자리의 무례한 중년 여성이었다.

좀처럼 극장을 찾지 않는 중년들에게 10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는 대박 영화는 ‘머스트 씨(must see)’의 대상이다. 안보면 동년배와의 수다에도 뒤떨어질 뿐만 아니라 자녀와의 대화에도 문제가 생긴다. 요컨대 엔터테인먼트관련 지출에 완고한 중년들을 극장 앞으로 움직이게 하는 영화가 진짜 국민영화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너무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다는 사실이다.


그날 내 뒷자리에 앉아 있었던 중년여성은 자신이 몇 년 만에 극장을 찾았는지에 대해 옆자리의 친구들과 꽤 긴 대화를 나누었다. 비극은 그 대화의 데시벨이 지나치게 컸다는 데서 시작됐다. 음량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꾸준히 걸려오는 휴대전화 속 아이에게 엄마가 곧 들어갈 것임을 큰소리로 알리는 것은 물론, 영화의 명장면마다 ‘지겨워! 어떡해! 웬일이니!’ 같은 뜻 모를 감탄사를 남발하다가는, 결국 공길을 쏘려는 간신들의 팔에 또 다른 화살이 박히는 장면에선 ‘왕이 쐈다!’는 천기누설(?)까지 감행하고 마는 것이었다!


그날 나는 그녀가 극장을 좀더 자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개인적 문화수준을 위해서도, 사회적인 공중도덕을 위해서도 말이다. 휴대전화 끄고, 대화는 작게 해야 한다는 소소한 극장예절이 이미 1000만 관객 시대의 한국영화시장에선 기초적인 매너에 속한다는 사실을 그녀가 좀더 일찍 깨닫도록 말이다.

(김일중 DY엔터테인먼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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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읽다가 공감가서리..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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