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chosun.com/editorials/news/200605/200605290729.html
[기자수첩] 日도 끼어든 ‘동북공정’

▲ 유석재·문화부


“이건 단순하게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한·중·일 3국의 ‘역사 전쟁’ 구도에 커다란 변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29일 한 고구려사 전공자로부터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를 받았다. 현재 일본 왕궁에 있는 8세기 비석 ‘홍려정비(鴻?井碑)’를 중국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는 일본 신문의 기사 때문이었다. 서기 713년에 건립된 홍려정비는 러일전쟁 당시 중국 뤼순(旅順)을 점령한 일본군이 1908년 약탈해 간 것이다. 중국이 이 비석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당나라가 발해 왕을 ‘발해군왕(渤海郡王)’으로 책봉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비석 자체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당나라가 발해 왕을 ‘책봉’했다는 내용이 옛 동아시아의 외교질서인 ‘조공·책봉 제도’의 통상적인 관계라는 것도 학계에선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 유물이 발해가 당나라의 지방정권이었음을 입증한다”고 새삼 억지를 쓰는 중국측의 의도가 명백해진다. ‘동북공정’에 따라 고구려사와 함께 발해사를 중국사의 일부분으로 끼워넣기 위한 호재로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내년까지 발해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리기 위해 이를 중국식으로 복원하는 작업에도 열심이다.


주목할 것은 최근 일본 내에 이 비석을 중국에 반환할 수도 있다는 미묘한 흐름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홍려정비가 중국으로 가게 된다면? 한·중 양국은 역사 분쟁을 하면서도 일본과의 현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같은 입장을 취해 왔다. 이제 일본이 한·중 역사 분쟁에 파고들어 어느 쪽에 유리, 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국면이 전개되는 것이다. 한국으로선 때론 일본 때론 중국, 어느 경우엔 한꺼번에 두 나라를 상대로 싸워야 하는 고달픈 처지다. “고구려 다음은 발해일 것”이라는 우려에도 속수무책이던 한국 정부는 도대체 어떤 대책을 내놓을 것인가.


유석재·문화부 karm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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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정":  중국이 2002년부터 5년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는 연구작업.  '동뷱'이란 중국 동북 변경지방 (3성:  랴오닝, 지린, 헤이룽장성)을 가리키며 '공정'이란 작업을 뜻한다.  즉, 이 동북지방의 역사와 민족문제를 연구하는 국가연구사업으로서 그 핵심이 바로 '고구려사가 중국사에 포함된다'는 것.

중국이 2004년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고구려 부분을 빼 버리고 신라, 백제도 '국가형성' 대신 '정권출현'으로 격을 낮췄다.  8월엔 1945년 8월 15일 한국 정부 수립 이전 역사를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통째로 없앴고, 언론들도 '고구려는 중국 지방 정부'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은 고조선, 고구려, 발해 역사까지 중국 역사로 보고 있으며 한국 역사를 2000년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보는 데다 한강 이남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일본 교과서 왜곡보다 심각성이 크다"고 최광식 고려대 교수가 강조했었다.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 후 한층 더 '고구려는 중국의 변방이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한국이 남북 통일을 이룰 경우 조선족 100만이 사는 간도를 한국에 돌려 달라는 영토 분쟁을 막기 위해 역사를 왜곡한다고 한다.  강대국의 힘을 빌어 아시아의 중심은 여전히 중국임을 강조하려는 것...

중국의 역사 왜곡이 일본의 역사 왜곡보다 심각하고, 북한조차 일본은 어떻게 해 보겠는데 중국은 남측이 어떻게 좀 해 보쇼라고 나온다고 한다.  난, 이런 걸 보면 (특히 역사) 속이 다 부글부글, 흥분이 되어서 진정하기가 힘들다.  욱하는 성질에 뚜두려 줘도 시원찮을 중국놈들을 도움이 안되는 족속들이라고 치부하고 싶지만 대만을 그 옛날 거들떠도 안 보다 지금은 지네들 영토일부로 당연히 생각하는 시대가 온 만큼 이미 그들의 역사 왜곡작업은 일찌감치 끝이 났는데 우리가 모르고 있는 거 아닐까..  역사를 빼앗긴다는 개념은 한국인으로서 그 어느 누구도 상상이 가지 않을 터인데 우리네 국사 교육을 철저히 강화한다고 될 일도 아닌 거 같다.  일본도 독도 하나 가지고 깐죽 거리고...  (그래서 배용준은 위대하다. ^^)  이래서 우리 후손들의 교육이 엄청 중요한 것인데 이 약소국의 불투명한 미래를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무책임하게 떠넘긴다는 것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영어, 중국어도 열심히 해야 할 터인데..  과연, 내가,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

아이구, 아침부터 열받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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