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 (Kaoru Mori)

by 최유진 posted Jun 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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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mig17?Redirect=Log&logNo=140018895559http://blog.naver.com/bluebear999?Redirect=Log&logNo=40014463813한국어판은 현재 6권까지 나왔고 연재 중이다.  일본에선 연재가 끝났다는 말도 있고 곧 한국에서 7권이 발간된다고도 들었는데..

그림은 썩 내 취향은 아니다.  마치 '어린이 명작동화' TV 만화나 지브리 스튜디오풍의 둥글고 간결한 실루엣이 다른 순정만화와는 좀 차별화되는데 정작 차별화되는 건 그림이 아니다.  예상과는 달리 놀랄 정도로 간결한 대사와 마치 슬로 모션으로 펼쳐지는 대사없는 그림의 연속성을 보고 있으면 인물들의 무표정 속에 극도의 절제감과 섬세한 심리묘사가 느껴지며 아울러 물 흐르듯 은근한 내용과 구성에 빠져들게 된다.

그게 이 만화 '엠마'의 매력인데, 시대 배경은 19세기 영국 산업혁명 시기 신흥귀족집의 도련님과 메이드간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다.  오히려 다른 작품에선 평범하게 느껴질 '극적' 장면들은, 이 작품에 등장한 경우 훨씬 더 그 강도가 쎄게 느껴질 정도이다.  여주인공 캐릭터인 엠마에게는 불우한 배경이나 현재 신분과는 달리 역시 약간의 신데렐라성 백그라운드를 보여지게 하지만 진짜 속이 빈 듯한 상류사회의 겉치레는 곧 몰락해 갈 귀족계급과 신분을 예고하면서 그녀에게 단아한 성품과 외모, 이지적인 매력 등을 부여해서 매력에 빠지게 만든다.  물론 어쩔 수 없이 약혼을 한 윌리엄은 '강제적으로 지켜야 하는 전통은 숨막히게 한다'는 자유분방함과 이어받아야 할 책임감의 이중 잣대에서 고민하는 우유부단함을 보여 주면서도 서로 모르게 빠져드는 사랑 앞에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순정도 있어 애절하고 슬프다..

가장 압권은 역시, 무표정 일관으로 늘 그러듯 일상의 쳇바퀴가 돌아가는 메이드의 생활 속에서 모시던 부인의 죽음과 넘어설 수 없는 신분 격차 등으로 인해 한꺼번에 몰려 온 고독감에 힘들게 감추고 있던 눈물을 터뜨릴 때...

일본에서 제작된 만화가 책보다 더 유명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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