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피의 목적이 호도될까봐...

한 때, 규슈 다녀 온 후 남이 보아 준다는 개념의 홈피에 부쩍 신경을 썼다.
블로그나 싸이에 주저리 주저리 잔뜩 리플단 게 잠시 부러울 수도 있지만 우리의 홈피는 그저 일상의 일기를 기록하는 느낌으로 했건만...
그러다 보니, 말 하나 문장 하나, 내 독단적인 생각을 아무렇지도 않게 썼다가 우연치 않게 다른 사람이 보고 영 아니올시다~의 느낌을 받을까 신경이 쓰인다.

보여주기 위한 홈피가 되면 안 될 터인데, 하지만 몇 명이라도 보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아이러니다.
아니, 일단은 전혀 안 볼 수가 없지 않은가..
그러면서 나는 왜 남의 홈피를 보며 괜시리 이 사람 어디 어디 여행 가네..  뭘 먹었네 하면서 우이씨~ 열받아 하는 걸까..
그런 이도, 저런 이도 있는데..  이 사람이 누구한테 자랑할려고 쓴 것도 아닌데..  나두 남의 일기에 들어가서 생각을 들여다 보고 있거늘...

그래서 싸이는 겸사겸사 하기가 싫다.  쪼그만 사진 들여다 보기는 싫고, 방명록 순방하기도 귀찮아졌고, 파도타서 친하지도 않은 사람 거까지 우연히 들여다 보는 것도 잠시다..

남편이 거의 만든 것이지만 남들 다 싸이할 때 이런 형식의 홈피를 만든 건 유효적절했다.  아니, 자랑스럽다.
이젠 내 홈피를 뭔가 근사한 것으로 장식하지 않으면 안될 거 같은 초조함도 들 때가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생활의 발견이나 일상을 적어내려가기 위한 것으로 남기고 싶다.

물론, 그 속에 주옥같은 남의 홈피들은 참 많다.  참조할 사진도 많고 구경할 것도 많고 글도 재밌게 쓴다면야 몰래 본다한들 본인이 싫어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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