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716 추천 수 5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472252

[장용성 칼럼] 냉면 한그릇 12000원의 경고

평소에 자주 가던 강북의 한 냉면집 가격이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올랐다고 푸념을 했더니 강남의 어느 곳은 1만2000원이나 한다고 한다. 신문 보도들을 보면 삼겹살, 김치찌개, 설렁탕, 자장면 등 서민들이 자주 먹는 음식값들이 하나같이 지난 1년 사이에 10~20%, 많게는 50%까지 올랐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물가 상승률이 4% 수준이라고 하더니 이게 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하다.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도 나서서 청와대에 물가관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물가 관련 장관회의를 주재했다. 정부 각 부처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이 대거 동원될 것 같다.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주춤할 수도 있지만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너무 늦었고 구조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종전에 물가가 이렇게 많이 오른 것은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즉 공급 사이드의 문제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 풀린 방대한 통화량을 거둬들이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차관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열석발언자로 파견해서 의사진행 과정을 사실상 감독했다. 한은은 뒤늦게 금리 인상 시동을 걸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1000조원에 달하는 개인 부채에 발목이 잡혀 운신의 폭이 별로 없다. 정부 눈치 보다가 물가 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존재가치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 부문에서라도 통화를 환수해 주어야겠지만 그렇게 될 리 없다.

오히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들이 앞뒤 생각하지 않고 돈 쓰기에 바쁘다 보니 공공 부문 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위기에 처한 유럽국가 부채가 2010년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90~140%에 이르는데 한국은 33.5%(392조원)에 불과해 걱정할 게 못 된다는 변명은 무책임의 극치다. 공공기관 부채 386조원, 지자체 부채 28조원, 지자체 공기업 부채 46조원을 합치면 852조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사실상의 국가 부담을 포함하면 정확한 국가 부채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 통계기준이야 어쨌든 MB정부 들어 온나라가 급속히 빚더미로 가고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북상 중일 때 한국 정부는 "우리는 아니다"라고 줄곧 부인(denial)해 외국의 빈축을 샀다. 그 당시엔 은행과 기업이 사고친 것을 죄 없는 국민 세금으로 메웠지만 지금은 개인도 국가도 모두 사정이 어려워서 위험이 증폭될 수 있다. 기업 부문도 불균형이 심하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만 봐서 그렇지 많은 기업들은 상황이 좋지 않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에서 봤듯이 PF 부실은 중도금 대출까지 포함하면 금융권 전체로 10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일부 대기업들조차 PF 대출에 물려 그룹 전체가 시장에서 냉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의 한국 국민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조건적인 `부인`이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고 현명하게 대비하는 일이다. 정부 부문부터 불요불급한 세출요인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정치권도 반값 등록금이니 뭐니 하는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지 말고 지금부터 유럽국가들과 같이 한국판 긴축정책(austerity measures)을 도입하자는 목청을 높여줬으면 한다. 그런 정치인을 우리가 뽑아야 한다

국민 각자도 냉면 값이 올랐다면 김밥을 먹어야 한다. 해외여행도 자제해야 한다. 한국만큼 명품에 목을 메고 고급 위스키나 값비싼 포도주를 마셔대는 나라가 있을까. 호화사치품을 명품으로 이름붙여준 것부터 잘못이다. 국산제품은 모두 졸품이란 말인가.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 국민이 우리 눈에 왜 그리 째째할 정도로 검소하게 사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를 지금이라도 깨달아야 한다. 국민 모두가 그동안의 생활 속 버블을 없애야 할 때다. 행복했던 사치생활이 이젠 막을 내릴 순간이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22 공부의 적 '가려움증' 최유진 2005.11.16 702
1321 파주 출판도시에서 1 file 최유진 2014.10.31 702
1320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중앙일보) 최유진 2011.07.05 707
1319 스노우맨 file 최유진 2012.05.10 707
1318 족저근막염 최유진 2012.08.08 707
1317 공민왕, 최영 최유진 2012.10.09 707
1316 알레르기 비염 최유진 2013.04.22 708
1315 크리스마스 마켓 최유진 2014.12.18 711
1314 스마트폰 사진 특강 (navercast) 최유진 2015.03.13 711
1313 임진왜란 (naver) 최유진 2011.11.28 712
1312 전기계산 시트 file 2013.08.05 713
1311 방학 계획 후보 1 최유진 2012.06.29 714
» 냉면 12000원의 경고 (매경) 최유진 2011.07.21 716
1309 [홍준호 칼럼] 대학 등록금보다 더 미칠 지경인 것 최유진 2011.06.15 717
1308 공부하는 이유 file 최유진 2012.09.18 717
1307 카페 1 file 최유진 2014.08.27 717
1306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최유진 2011.03.28 718
1305 호류지와 담징벽화 (법보신문) 최유진 2013.06.19 720
1304 신발 최유진 2014.09.17 720
1303 교육브랜드 대상 1 file 최유진 2011.06.29 722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77 Next
/ 77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