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9/08/2011090802408.html
<5400만원의 안심>
[올 추석 최고 얘깃거리는 '스마트 에이징'(똑똑한 노후 만들기)… 얼마 있으면 될까]
2인 가구 월평균 지출 209만원… 은퇴후 20년, 4억7500만원 필요
국민연금 77만원 받기로 돼있고 2억7000만원짜리 집 있다면 현금 5400만원만 있으면 돼
"실버 헬스클럽·도시락 배달점 등 신사업 유망"
"요즘 고향 가면 정치 얘기 누가 얼마나 하나요. 애들 공부 얘기 하다가, 퇴직한 다음에 뭐 할까 걱정하다가, 고향에 땅 한 뙈기라도 사 놓고 싶은데 어디가 얼마나 올랐는지 떠드는 거죠."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는 이모(49) 부장은 명절에 고향에 가면 몇 년째 이야기 주제가 비슷하게 흘러간다고 말한다.
지난해 전국 가구주 평균 연령은 49세. 20년 전(42세)보다 일곱 살이나 많아졌다. 은퇴 이후의 고민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 은퇴 이후의 삶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 명절 술자리에서 오갈 법한 대표적인 고민들에 대한 답을 전문가에게 미리 물어보았다.
①은퇴 자금 얼마나 모아야 하나?
은퇴 이후 큰 걱정거리 중 하나는 물론 돈일 것이다. 일단 얼마나 돈이 필요한가부터 알아야 한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월 44만원=은퇴 자금 1억원' 공식을 사용해 보라고 추천한다. 은퇴 후 생활비로 월 44만원이 필요하다면 은퇴 전에 1억원을 모아둬야 한다는 것이다. 1억원을 즉시연금 방식으로 보험사에 맡기면 월 44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온 계산 방법이다.
우리나라 월평균 가계 지출액(2인 가구 기준)인 209만원이 매달 필요하다면 은퇴 자금은 4억7500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직장에 다니면서 국민연금을 들어뒀다면 3억원 정도 있으면 된다.〈그래픽 참조〉
하지만 아이들 교육비에 결혼 자금까지 대려면 3억원 모으기도 녹록지 않다. 집을 가지고 있다면 주택연금(일명 '역모기지론·용어설명 참조)이 답이 될 수도 있다. 지난달 현재 주택연금 가입자는 6166명이다. 2억7000만원짜리 주택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한 이들은 월평균 108만원씩 받고 있다. 국민연금을 받고 주택연금까지 가입해 월평균 185만원을 받는다면, 필요한 은퇴 자금은 5400만원으로 줄어든다.
②노령화 시대 맞아 집값 떨어질까?
은퇴 세대의 또 하나 고민은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노령화사회로 변하고 있어 앞으로 집값이 급락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의 평균 보유 자산 3억3000만원 중 75% 정도가 부동산에 편중돼 있다. 이들이 은퇴해 소득이 줄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 경우 집이 재산의 거의 전부인 가장들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지난 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스마트 에이징(smart aging·똑똑하게 나이 먹기)' 국제 심포지엄에서도 이 문제가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하지만 이날 전문가들의 결론은 예상보다 낙관적이었다. 아카시 타츠오 일본 국토기술정책종합연구소 도시계획연구실장은 "일본의 집값이 떨어진 것은 은퇴 세대가 대거 집을 팔았기 때문이라기보다 일본의 장기 불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노령화가 주택 시장 하락을 불러온다는 논리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손경환 국토연구원 부원장도 "노령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때문에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이비붐 이전 세대의 자가 보유율이 75.3%로, 베이비붐 세대(64.6%)보다 높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베이비붐 이전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보다 나이가 많고 소득이 적은데도 쉽게 주택을 처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구당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도 고령화에 따른 급격한 집값 하락 가능성을 어느 정도 막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가 줄더라도 가구당 인구가 함께 줄어들면 주택 수요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③노령화 이용해 돈 버는 법 없나?
사치스러운 고민일지 모르지만, 노령화 시대를 이용해 돈을 버는 방법도 생각해볼 만하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가 나이가 들면 뭐가 꼭 필요할까'를 역으로 생각해 보라고 조언한다.
강병오 FC창업연구소 소장은 "예전에는 베이비시터(baby sitter)만 있었지만 요즘엔 어르신들을 돌보는 실버시터(silver sitter)도 보편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일본에서 노인 전용 도시락 배달점이 유행하듯,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가정용 의료기 등 노령화 관련 틈새 사업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노령화된 사회 중 하나인 일본에서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는 여성 전용 헬스클럽인 '커브스(Curves)'다. 회원 평균 연령은 50세이고, 회원의 80%가 40대 이상 여성이다. 헬스클럽 안에 남성이 없고(No men), 화장할 필요가 없고(No make-up), 거울이 없어(No mirror) 일본 장년 여성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무라타 히로유키 일본 도호쿠대 교수는 "한류(韓流) 영향도 있겠지만, 한국으로 3박 4일 여행 오는 일본의 50대 여성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은퇴자 시장의 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주택연금
집을 담보로 맡기고 사망할 때까지 매월 생활비 방식으로 받는 연금을 말한다. 미국에서의 역(逆)모기지론과 같은 상품. 부부가 모두 사망하면 주택을 팔아 그동안 받은 연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며, 수수료 없이 중도 상환할 수도 있다.
<5400만원의 안심>
[올 추석 최고 얘깃거리는 '스마트 에이징'(똑똑한 노후 만들기)… 얼마 있으면 될까]
2인 가구 월평균 지출 209만원… 은퇴후 20년, 4억7500만원 필요
국민연금 77만원 받기로 돼있고 2억7000만원짜리 집 있다면 현금 5400만원만 있으면 돼
"실버 헬스클럽·도시락 배달점 등 신사업 유망"
"요즘 고향 가면 정치 얘기 누가 얼마나 하나요. 애들 공부 얘기 하다가, 퇴직한 다음에 뭐 할까 걱정하다가, 고향에 땅 한 뙈기라도 사 놓고 싶은데 어디가 얼마나 올랐는지 떠드는 거죠."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는 이모(49) 부장은 명절에 고향에 가면 몇 년째 이야기 주제가 비슷하게 흘러간다고 말한다.
지난해 전국 가구주 평균 연령은 49세. 20년 전(42세)보다 일곱 살이나 많아졌다. 은퇴 이후의 고민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 은퇴 이후의 삶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 명절 술자리에서 오갈 법한 대표적인 고민들에 대한 답을 전문가에게 미리 물어보았다.
①은퇴 자금 얼마나 모아야 하나?
은퇴 이후 큰 걱정거리 중 하나는 물론 돈일 것이다. 일단 얼마나 돈이 필요한가부터 알아야 한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월 44만원=은퇴 자금 1억원' 공식을 사용해 보라고 추천한다. 은퇴 후 생활비로 월 44만원이 필요하다면 은퇴 전에 1억원을 모아둬야 한다는 것이다. 1억원을 즉시연금 방식으로 보험사에 맡기면 월 44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온 계산 방법이다.
우리나라 월평균 가계 지출액(2인 가구 기준)인 209만원이 매달 필요하다면 은퇴 자금은 4억7500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직장에 다니면서 국민연금을 들어뒀다면 3억원 정도 있으면 된다.〈그래픽 참조〉
하지만 아이들 교육비에 결혼 자금까지 대려면 3억원 모으기도 녹록지 않다. 집을 가지고 있다면 주택연금(일명 '역모기지론·용어설명 참조)이 답이 될 수도 있다. 지난달 현재 주택연금 가입자는 6166명이다. 2억7000만원짜리 주택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한 이들은 월평균 108만원씩 받고 있다. 국민연금을 받고 주택연금까지 가입해 월평균 185만원을 받는다면, 필요한 은퇴 자금은 5400만원으로 줄어든다.
②노령화 시대 맞아 집값 떨어질까?
은퇴 세대의 또 하나 고민은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노령화사회로 변하고 있어 앞으로 집값이 급락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의 평균 보유 자산 3억3000만원 중 75% 정도가 부동산에 편중돼 있다. 이들이 은퇴해 소득이 줄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 경우 집이 재산의 거의 전부인 가장들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지난 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스마트 에이징(smart aging·똑똑하게 나이 먹기)' 국제 심포지엄에서도 이 문제가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하지만 이날 전문가들의 결론은 예상보다 낙관적이었다. 아카시 타츠오 일본 국토기술정책종합연구소 도시계획연구실장은 "일본의 집값이 떨어진 것은 은퇴 세대가 대거 집을 팔았기 때문이라기보다 일본의 장기 불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노령화가 주택 시장 하락을 불러온다는 논리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손경환 국토연구원 부원장도 "노령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때문에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이비붐 이전 세대의 자가 보유율이 75.3%로, 베이비붐 세대(64.6%)보다 높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베이비붐 이전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보다 나이가 많고 소득이 적은데도 쉽게 주택을 처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구당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도 고령화에 따른 급격한 집값 하락 가능성을 어느 정도 막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가 줄더라도 가구당 인구가 함께 줄어들면 주택 수요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③노령화 이용해 돈 버는 법 없나?
사치스러운 고민일지 모르지만, 노령화 시대를 이용해 돈을 버는 방법도 생각해볼 만하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가 나이가 들면 뭐가 꼭 필요할까'를 역으로 생각해 보라고 조언한다.
강병오 FC창업연구소 소장은 "예전에는 베이비시터(baby sitter)만 있었지만 요즘엔 어르신들을 돌보는 실버시터(silver sitter)도 보편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일본에서 노인 전용 도시락 배달점이 유행하듯,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가정용 의료기 등 노령화 관련 틈새 사업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노령화된 사회 중 하나인 일본에서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는 여성 전용 헬스클럽인 '커브스(Curves)'다. 회원 평균 연령은 50세이고, 회원의 80%가 40대 이상 여성이다. 헬스클럽 안에 남성이 없고(No men), 화장할 필요가 없고(No make-up), 거울이 없어(No mirror) 일본 장년 여성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무라타 히로유키 일본 도호쿠대 교수는 "한류(韓流) 영향도 있겠지만, 한국으로 3박 4일 여행 오는 일본의 50대 여성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은퇴자 시장의 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주택연금
집을 담보로 맡기고 사망할 때까지 매월 생활비 방식으로 받는 연금을 말한다. 미국에서의 역(逆)모기지론과 같은 상품. 부부가 모두 사망하면 주택을 팔아 그동안 받은 연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며, 수수료 없이 중도 상환할 수도 있다.
Snakes on a Plane: 2006년
SICAF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축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