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825 추천 수 7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1&no=61279

[매경 데스크] 키우는 복지, 빼먹는 복지  

기사입력 2011.01.27 17:02:27 | 최종수정 2011.01.27 20:42:44      


호주는 그야말로 복지 천국이다.

만 65세만 넘으면 정부가 2주마다 평균 400호주달러(약 44만원)의 노령연금을 준다. 수십억 원짜리 주택을 갖고 있더라도 1주택자면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저소득 무주택자에겐 일주일에 140호주달러(약 15만원) 정도 렌트 보조금을 주고, 일부 대학생에겐 용돈까지 대준다.

슈퍼 애뉴에이션(Super annuation)이라 불리는 퇴직연금은 세계 최강 수준이다. 근로자가 여기에만 가입해도 은퇴 후 정상 소득의 60~70%가 매달 연금으로 나온다. 몽땅 세금으로 대주는 노령연금까지 합치면 현역 시절 월소득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당연히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도 편안하게 노후를 즐길 수 있다.

호주는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5만달러를 넘어 G20 국가 중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값 급등 덕분에 금융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 세계에서 가장 호황을 누리는 국가 중 하나다.

`자원 부국의 복지 풍요를 떠들어 봤자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탓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복지 논쟁이 한창인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호주를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 선진국으로 만든 키워드는 `자원`이 아니라 `미래(노후)를 위한 투자`다.

호주에선 월소득 450호주달러 이상인 근로자는 무조건 퇴직연금에 가입해야 한다. 지금은 고용주가 임금 가운데 매달 9%를 따로 떼서 근로자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해준다.

이렇게 30여 년간 꼬박꼬박 적립하고 주식 채권 등에 장기 투자해 불렸다. 현재 총 연금자산은 1조3000억호주달러(약 1443조원)까지 늘었다. 증시 시가총액(1조2000억호주달러)을 추월했고, 국내총생산(GDP)의 90%에 육박한다.

우리나라는 작년 말 현재 국민연금 적립금이 324조원이고, 퇴직연금은 이제 겨우 30조원이 쌓였다. 둘을 합쳐봤자 작년 명목 GDP 총액(1039조원)의 34%밖에 안 된다.

우리나라 인구수가 호주의 2배쯤 되니 인구 1인당 공적연금 적립금은 겨우 8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이러니 국민연금 수령액을 해마다 조금씩 줄여나가도 2060년이면 완전 고갈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우리로선 부러워 죽겠는데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는 이만 한 국가 노후대비책도 성에 안 차는 모양이다.

임금에서 매달 떼는 퇴직연금 의무 적립금을 현행 9%에서 12%로 대폭 인상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3%포인트나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듯 향후 주요 선거마다 이 퇴직연금 개혁안이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미래를 위해 당장 쓸 돈을 줄이고 적립해서 불리자`는 식의 소위 `키우는 복지`는 흔히 우파 정책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호주에서 `퇴직연금 강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수십 년째 목을 매는 정당은 자유당(보수)이 아니라 노동당(진보)이다. 당장 희생이 따르더라도 결국엔 절대다수인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논리에서다. 반면 자유당은 임금상승 압박 요인이 될 것이라며 반대한다.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독일 스웨덴 등 유럽에서도 노후 보장이 핵심 복지정책이고, 선거에서도 단연 쟁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키우는 복지` 얘기를 꺼내는 잠재 대선후보는 거의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 진보는 말할 것도 없고, 보수도 `자칫 표만 까먹을 수 있다`며 쉬쉬한다.

하나같이 얼마 되지도 않는 국고를 헐어서 당대에 나눠 먹자는 소위 `빼먹는 복지` 공약 일색이다.

소득 2만달러 시대에 무료급식을 넘어 교육ㆍ의료까지 공짜로 제공하자는 구상에 대해 노동당 소속 호주 총리는 과연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재원 부족 논란에 "복지를 왜 돈으로만 보느냐"고 항변하는 여권 유력 대선주자 논리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이참에 국회에서 3년째 낮잠만 자고 있는 퇴직연금 활성화 관련 법안들 조문이라도 한 번씩 읽어보시면 어떨까 싶다.

[증권부 = 설진훈 차장 jhseol@mk.co.kr]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83 퇴행성관절염 (삼성생명) 최유진 2015.01.28 628
1382 교육 천국 뉴질랜드 최유진 2014.03.06 630
1381 조석 축구만화 최유진 2014.07.15 630
1380 맞벌이의 함정 최유진 2013.03.26 631
1379 동균과 한강 데이트 file 2014.03.24 631
1378 로드리게스 감독영화.. 1 file 2010.10.04 633
1377 노후 행복은 지금 인간관계가 결정한다. (매경) 최유진 2014.02.07 634
1376 부모들도 감정조절, 자존감 낮아 (중앙일보) 최유진 2013.09.26 636
1375 방사능 관련 기사들 최유진 2013.09.03 638
1374 2014년 영화들 1 최유진 2014.01.06 638
1373 우주, 무한 공간 최유진 2013.08.19 641
1372 백제 문화 일본 전파 (두산백과) 최유진 2013.06.19 642
1371 방학 기간에 최유진 2013.07.26 642
1370 교육파탄 최유진 2013.04.03 643
1369 어린왕자 (생텍쥐베리) file 최유진 2015.03.05 644
1368 좋은 엄마로 생각리셋 최유진 2012.04.04 647
1367 동경 매그니튜드 8.0 (애니) 최유진 2011.03.14 648
1366 대한민국 노인보고서 (매경) 최유진 2013.02.21 648
1365 피곤하고 힘이 없는 뜻밖의 이유 5가지 1 최유진 2014.10.22 648
1364 학업성취도평가 최유진 2012.02.14 649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77 Next
/ 77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