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loyee가 Employer를 생각하는 만큼...

by 최유진 posted Sep 0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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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loyee가 Employer를 생각하는 만큼, Employer는 Employee를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회사를 지망하는가?  면접에서 물어 본다면..

"자아실현", '미래를 위한 투자" "성장" "잠재능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거창한 미사어구들을 나열하느라 고심고심한다..

갈수록 메말라지고, 비인정적이고, 회사는 철저한 이익집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절실히 느낀다.
철저히 직원들의 고혈을 빨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heart가 아닌, 뇌 속에서 필요한 부분들만 채취해 가는 느낌..  너무 지나치게 기대를 한 건가..

일은 하되, 점심은 다른 사람이랑 먹고, 퇴근 후 각자의 취미 생활이나 요즈음은 각박한 현실 속에서 집보다는 학원을 먼저 들러야 하는 시대..  땡 하자마자 각자 알아서 튀어 나가는 회사..

위, 아래 사람과의 인간적인 교류는 당연히 없고 상하간엔 갈등만... 옆 사람의 취미가 뭔지, 좋아하는 음식조차 알 수 없는, 수평 관계는 경쟁관계로만 흘러가고 당연히 무관심해지고 무심해지는..  그러니 내가 겪는 절박한 현실이 바로 옆 사람에겐 아무런 상관조차 없는 무시로 일관된다.

basic needs (기본적 욕구)엔 이미 봉급, 보너스, 기타 복지혜택 등이 모두 충족되어 있다는 조건 아래, social needs (사회적 욕구)는 자연히 따르는 법이다.  하지만, 정작 지원하고 싶은 회사는 위의 거창한 미사여구에 어울리는 회사나 조직이 아닌, 돈은 적게 받아도 주말에 여행이나 취미생활, 개인 생활을 보장해 주는 회사...  점심 시간 만큼은 보장해 주는 조직, 직원들간의 단합을 중요시하여 생산성으로 이어지게 하는 회사..  '가족'과 같은 회사..  야유회나 단합대회, 한두번씩 생일 등을 축하해 주며 그 기념으로 밥 한끼 사줄 수도 있는 그런 조직..  내 회사 생활을 통틀어, 아니 죽기 전에, 그런 조직에서 딱 한번만 재밌게 일해보고 싶고 돈도 벌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 아닐까..  면접 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별종' 취급받고 무능력해 보이겠지..  하지만 그런 말을 딱 한번 어느 자리에서건 해 보고 싶은 심정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없어진 요즘 세상에 경력이 많아질수록 그런 조직을 만나기가 힘들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남편이 몸담았던 회사는 상당히 가족적이고 인정적인 회사일텐데..  내가 다니는 회사라면, 회사의 사활이 결정된 이상 벌써 끝없이 치달을지 모르는 갈등이 시작되었거나 향방이 결정되었는데 무보수로 뒷정리를 위하여 다닐 사람은 거의 없을 거 같다.  아무도 '토사구팽' 당한 사람의 심정은 모를 것이다..

아이러니칼하고 모순된 모습들...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과, 남편 회사의 운명을 보고 비교해 보면서 그 해결책은 처음도 끝도 자기 자신에만 있는 것이지만 혼자만의 힘으로만 완성될 수 없는 그 무엇에 대한 목마름이 요즘은 간절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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