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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뭐라도 어설프게 하려면 집안의 온갖 그릇들 다 나오고 만드는 동안 삐질삐질 땀 나고 힘들고 오래 걸리고...
애써 만든 거라 정성으로 먹어 주지 그닥 별 맛이 없고 보니 두번 다시 안 하는 것이 나의 특징이다..

그래도..  1주일을 마감하면서 우리 가족의 회식은 항상 금요일...  일 있으면 토요일도 되지만서두..
기운내라고 이것 저것 사 가지고 와서 만들어 보고 나니 3일 연짱 남편 술만 먹인 꼴이 되었다.

밑반찬 못한다고 구박받느니 주당이신 나의 남편한테 술안주만 디립다 해 주고 어설픈 칭찬과 환희에 젖어 보자..

금요일은 오뎅과 꼬치구이 (이건 샀다.)
토요일은 산낙지 (비하인드 스토리 있슴) 랑 조개탕
일요일은 우렁 무침과 너비아니구이 (이것도 샀다)

정리해 보니 그다지 대단한 거 하지도 않았구먼..
어쨌건 '먹어 줘서' 고마와요~~

(사진은, 간사이 오뎅 사진 보고 삘~ 받은 남편이 오뎅 먹고 싶다고 해서 키조개 음식을 해 볼까 하다 오뎅으로 전환.
무와 다시마를 넣고 국물 끓임.)


odeng2.jpg
오뎅과 곤약, 맛살, 메추리알, 그리고 쑥갓.
곤약이 열량 제로라서 다이어트로도 인기가 있다고 한다.
다시마 무 국물에 양념은 그저 오뎅에 들은 인스턴트 양념 약간만..


nakji1.jpg
토요일, 키조개를 사러 갔더니만 (세발낙지가 아닌) 어항에 산낙지로 바뀌어 있고 키조개는 안 들어 온다고..
대실망을 하고 그럼, 산낙지를 한번 먹어 볼까 해서 4마리 2만원에 덜컥 사가지고 왔다.
유정낙지에선 세발낙지 두마리 썰어 놓고 2만원 받았던 게 너무나 돈 아깝고 털린 거 같아서 내심 불만에 차 있다가..
낙지만큼 스태미너 회복에 좋은 게 없으려니 하고...  물론 나두 좋아하고..  

산낙지를 처음 (이자 마지막??으로) 집에서 다듬어 보다...
산낙지 다듬는 순간들을 굳이 묘사하자면 '너무나도 좋아하는 음식, 비싸서 거의 몇 년 만에 먹어 본 산낙지,
두번 다시 집에선 다듬고 싶지 않다'라고 표현해야 겠다.. -_-
왠만하면 비위가 강한 내가 산낙지 썰다가 도저히 힘들어서 남편 부르고 소리 지르고 난리치고 말았다.
집에 오니 거의 죽어 있길래 어라~ 빨랑 해 먹어 뿌리자 하고 물로 한번 쓱 다리를 훑어서 행구는데..
도마에 내려 놓은 순간 온 몸에 힘을 주고 뻐탱기는 녀석들이 너무나 징그러워서 도저히 손으로 만질 엄두가 나질 않는다.
남편이 대신 잘드는 칼로 머리를 써는데, 툭!하니 떨어진 머리가 갑자기 쭈우욱 늘어 나는 모양을 보았을 때.. 으~~
다리의 촉수는 여전히 쩍쩍 달라 붙으면서 왜 그리 순간순간 전기가 찌릿찌릿 오는지..
좀 길게 썬 것들을 받아서 난 가위로 쪼금 더 잘게 썰고..  옆에서 선아는 내리 만져 보고 집어 먹는다..

음..  먹기 위한 일념은 그래도 자주 만져 보니 순간의 진저림이 약간 무덤덤해지기 시작.
담번엔 연안부두에서 세발낙지 사다가 한번 다시 도전해 봐야지..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서..  네식구가 네마리 가지고 포식했다..
머리 부분은 삶아서 초장에 찍어 먹었다.
잊을 수 없는 날이다.. -_-


nakji2.jpg
모시조개탕.  그저 모시조개에 다진 마늘과 대파, 양파, 청양 고추만 넣어서 팔팔 끓임.


nakji3.jpg
유선아!  진정 내가 낳은 딸 맞냐?  -_-
삶은 낙지나 오징어, 조개, 굴 관자까지..  좀 짜고 쫀득한 것들 두루 두루 좋아하지만, 설마 산낙지까지 다듬을 때 옆에서
내내 못 살게 굴더니만 꾸물거리는 것까지 낼름낼름 후르륵 먹다니..
편식하는 동균이까지 살랑살랑 달래가며 먹였더니 두 녀석이 담날까지 연신 낙지 타령이다.
뭔지 모르니까 먹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입에서 느끼는 맛과 촉감만 가지고 먹으니 말이다.
덕분에 네마리나 사서 둘이 먹기 많은 양이라고 생각하자마자 4마리 사길 잘했다고 깨달았다.
(그래서 그랬나..  주말에 두녀석이 어찌나 나대고 시끄럽게 뛰어 다니고 노는지..)

* 산낙지를 먹어 보니, 선입관도 있긴 하지만, 고기를 많이 먹었을 때의 포만감과는 다르다.
속이 불편하지 않고 영양가 있는 식사를 했다는 느낌이 든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쫀득한 맛이 입안에 감돈다.


urong1.jpg
일요일은 우렁을 새콤달콤하게 무쳐 먹었다.
키조개를 해 보려고 꿈에 부풀어 마트를 갔건만 산낙지로 바뀌고 다신 안 들어 온다고 하길래 실망하고..
우렁을 한줌 샀는데 역시나 우렁 냄새나 맛은 하나도 안난다.  양도 적어서 맛살을 약간 더 넣고 양념은 골뱅이 무치듯이..
좀 새콤달콤한 맛을 강하게 하는 것이 맛나다.


kkomag2.jpg
GS슈퍼에서 돼지고기 너비아니구이를 좀 세일하고 있었다.
첨 사봤는데 기름 두르지 않고 팬에 지져 먹으면 괜찮다.
담양에서 떡갈비 사 먹을 때 돼지고기랑 쇠고기 다진 걸 3대 1 비율 정도 해 보라고 누가 그러길래 담번에 도전해 봐야지.  
구우면 사실 햄 맛이 더 강하긴 하다.  고기는 많이 안 들어간 거 같지만..


kkomag.jpg
양념 안한 꼬막을 그냥 삶아서 겨울부터 엄청 먹어댔다.


kkomag3.jpg
또 한주일을 위하여~~
(토요일 낙지랑 일요일 우렁 무침 등은 후지 F420 By 유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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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4.10 11:48
    동균인 산낙지 맛으로 안먹고 참기름장맛으로 먹는듯 하고
    선아는 다듬는데 옆에서 꼬물거리는거 낼름낼름 집어먹는거 보면 산낙지를 즐기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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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유진 2006.04.10 12:31
    어쨌건, 선아, 놀랄 노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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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근아빠 2006.04.10 17:00
    아이들 먹일수 있는 산낙지 요리..
    산낙지 범벅이라고..
    산낙지를 잘드는 칼로 다져놓은세요.
    여기에 참기를 조금하고 계랑 노른자를 올려서 비비면..
    훌륭한 산낙지 범벅이라는게 되거든요.
    그러면 아이들도 잘먹고 참 맛나요.
    계란이 좀 비리다 싶으면 메추리알 노른자를 사용하세요.
    일명 산낙지육회처럼 말이죠.
    다른데서는 이걸.. 탕탕탕 이라고도 하네요. 케케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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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똥숙 2006.04.14 11:47
    음...아주 푸짐함과 자연감과 생동감이 넘치는 음식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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