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 부잣집 식당

by 최유진 posted Jun 0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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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회사 뒷골목에도 '부잣집'이란 식당이 있다.  여긴 고기집이라서, 점심 메뉴에 5천원으로 먹을 수 있는 건 두어 가지 정도이다.  더구나 의자도 많지 않고 그래서 가기 싫어한다.  안면도 부잣집은 작년에 남편이 발견한, 당분간 안면도에 가면 없어지지 않는한, 읍내에서 이 집을 계속 갈 거 같은 그런 집이다.

게장백반 1인분에 만원씩, 반드시 2인분을 시켜야 한다.  왜!  2인분에 게가 한마리니깐..
하지만, 첨 간 사람이 마지막에 하일라이트로 게가 쨘~하고 나오는 걸 기대했다간 약간 실망스럽다.  겨우 한마리니깐..  
그러나 강남 간장게장 전문집 등에서 맛난 꽃게장을 먹어 본 사람이라면, 여기 한마리 게는 크기가 썩 크지는 않아도 갈 때마다 내용물 (?)이 실하다.  그리고, 달짝지근한 맛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게가 나오기 전, 백반의 반찬이 무척이나 많고 근사한 편.  게만 먹다간 밑반찬과 찌개를 대거 남기게 된다.
그게 더 아까운 거 같다.  단점은, 화장실이 좀 멀고 깨끗하진 않은 편.  여기 건물에 있지는 않아서, 차라리 미리 가는 게 낫다.  게장을 한 젓가락 먹고 입맛이 휙~ 도는 순간 두녀석 다 쉬~를 외쳤기 때문에, 솔직히 얄미웠다.  빨랑 좀 커서 알아서 가거라~~

안면도 다녀 온 후 장염에 시달려 지금까지 죽으로 고생하는데 난 왜 이 시간에 꼭 음식 사진을 올려서 스스로 고문을 받는건지, 스스로도 모르겠다.  더구나 '간장게장'이란..  제 아무리 후져도 사진이나 방송만 봐도 침이 고이게 하는 대표적인 음식 중의 하나인데..

사진:  유희종 by F420


crab2.jpg
밑반찬 중 하나.  해초같은 건데 톳과 비슷하지만 좀 더 연하다.  이름을 자세히 물어 볼라고 해도 일하는 아주머니가 좀 퉁명스러워서 정확히 못 들었다.  (마치, 먹기나 할 것이지 왜 물어~ 하는 식)


crab3.jpg
우렁을 넣고 무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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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데기 젓이라고 한다.  이것만 가지고도 두그릇 먹을 정도..


crab5.jpg
약간 매콤한 어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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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먹기 좋은 갈치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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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장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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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로 연명하는 날에...  으~~  정말 죽겠네..  이 날이 그립다.


crab10.jpg
전체 상 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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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맛이 좀 더 강한 찌개.  무지 맛났는데 어흑~  많이 남겼다.  사진은 좀 뻘겋게 나왔다.
차림표에 된장찌개류도 있고 쌈밥도 있고..  맛있을 거다.


crab12.jpg
게장은 흔히 말하는 '본네트' 싸움이 하일라이트다.
게장 알을 적당히 넣고 간장 국물에 비벼 먹는 본네트 싸움이, 하필 이건 2인분에 한마리니깐 본네트는 하나.
잔인하기도 하지.
남편에게 '양보'하는 건, 그 전에 내가 다리 살을 많이 먹었기도 하구, 반찬과 찌개가 너무 맛나서 사실 남기기가 아쉬웠기 때문.  비벼 먹으려면 국물도 더 많이 남았는데..
하지만, 미운 넘하고 부득이 같이 먹는데 본네트를 살짝 가져가거나 양보를 안 한다면 나도 절대 양보하기 싫을 거다.
반을 쪼개는 한이 있더라도 안 주겠다.  (결연~~)


crab13.jpg
한마리 가지고 두그릇 먹고도 반찬이 잔뜩 남았다고 한다면..


crab14.jpg
두그릇 째..  비벼 먹다..  근래들어 점심을 이렇게 터지게 먹긴 첨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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