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28 13:14

가을을 타나 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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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봄은 여자가 타고,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지만..

난 봄도 타고 가을도 탄다.

해가 갈수록 더 심해진다.

추석이 빨라서 절기가 빠르게 지나갈 거로 예상했더만 역시나 이렇게 가을이 무르익어 가면서 바람불고 비오고

나뭇잎 우수수 떨어지고 은행잎도 찰랑찰랑 떨어지는 시기가 되면..

나이가 더 들수록, 애도 낳고 키우고 자랄수록 가을은 더 확실하게 타는 거 같다..

뭐랄까, 기분이 자주 바뀌고, 을씨년스러워도 지고, 외롭기도 하고, 아무 생각없이 길을 걷고..

가슴 한켠엔 무거운 돌을 안고 있는 거 같으면서도..

그러다 노오란 은행잎에 대비되는 물감과도 같은 하늘을 보면 갑자기 감탄도 나오고..



-- 2005년 10월, 청계천을 걸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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