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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번개'라는 단어가 딱 맞을지 모르겠다.

안성 포도밭에 가기로 한 날이었지만, 그냥 이래 저래 포기했던 찰라, 자갈치 꼼장어집 고사장 언니가 청평 시골집에 집수리겸 길건너 송어횟집에서 송어회도 먹고 포도도 실컷 먹고 포도밭에 포도 사러 오라고 글을 올렸다.

글쎄..  첨엔 안성보다는 딱히 구미가 땡기지 않았던 것이, 동균아빠가 그냥 심드렁해 있었기 때문에 김이 새기도 했거니와 설상가상 주말엔 비소식, 거기다 태풍까지..  아이들은 계속 감기 기운 있고....  외적 조건만 또 따진다면 집에 있는 것이 더 좋았을지도 몰랐던 주말.  토요일 밤엔 비까지 뿌렸다.

근데...  역시나 남부지방만 태풍피해로 고생하는 터에 중부는 잔뜩 흐려 있는 상태.  내 역마살이 도지는 바람에 동균아빠를 살살 깨워 가지고 부랴 부랴 떠났다.  

밥 먹으면서 전화 돌려 본 병근네는, 병근 아빠가 등산에 약속까지, 창용씨도 갑자기 생각없다고 그랬다가..
곧 이어 병근네 식구들 모두 출동~  가는 도중 창용씨 전화는 '아버지만 모시고 바람 쐴 겸 벌써 가고 있다'고 한다.
정말이지 "번개"라는 단어가 딱!  알맞은 나들이가 되었다.  다행히 비는 안 오고 가는 길도 막히지 않았다.

주인도 없는 집에 먼저 도착해서 비밀 장소에 숨겨둔 (?) 열쇠로 따고 들어감.

사진:  D70 & 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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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11월에 가 봤던 이후 처음.  지붕 수리한 거 같다.  마당에서 한가득 바베큐 했던 추억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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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방이 높다.  선아가 역시나 여기를 넘다가 앞으로 꼬꾸댁~~
동균인 이미 마당에서 한번 엎어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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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가 뜨뜻했던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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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라도 내리면 운치있을 거 같은 황토집 처마.  아마 동균아빤 집에 안 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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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흐릿하게 보이는 은행나무엔 은행이 주렁주렁.
선아는 감나무에서 감 따달라고 해서 동균아빠가 올라가 보니 땡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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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밭은 고사장 언니네 껏이 아니었지만 남이 내 준 거라는..
그래서, 홍고추를 엄청 많이 땄다.  고추는 성훈이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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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밤이 익으려면 좀 더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 일대 땅이 모두 문선명 목사네 땅이라서 특별히 통제를 하거나 그런 건 아니라는데 후에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CP10.jpg
길건너 송산송어양어장의 송어들.  요녀석들은 좀 어린 듯.


CP11.jpg
이렇게 송어 양식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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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송어들.  펄떡 펄떡 뛰느라 정신없고 구경들 하느라 달려 든다.
한쪽에 좀 더 큰 녀석들을 뜰채로 잡아다 회를 떴다.  우리들 점심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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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횟집은 아이들 놀이터가 되었다.  깨끗하게 축사를 관리해서 그런지 냄새도 안 나고.
좀 어린 소였는데 옆에서 먹이를 가져다..


CP14.jpg
예약해 놓으니 정갈하게 송어회 상이 차려 있다.



CP15.jpg
송어 음식 사진은 모두 D70, 50mm.
동균 아빠는 술안주를 술 없이 먹으면 그 음식을 잘 못 먹는다. -_-
속으론 얼마나 안타까왔을까.
어쩔 수 없지.  아이들이랑 같이 식구들 위주로 나왔는데 당연 못 먹는 날도 많을 수 밖에...
내내 주당의 간장도 쉴 날이 있어야 하질 않는가.  키키키~
물론 창용씨는 간 때문에 술을 못하고, 병근네도 우리도 아빠들은 엄청 주당임에도 술안주를 놓고 술을 못 마시고 어르신들과 동호회 얘기 하느라 사실 100% 참맛을 느끼진 못했을지도..


CP16.jpg
빠알간 색의 송어회.  기름진 맛이다.  그래서 더 꼬들하고 고소하고 부드럽다.
역시나 이럴 때 국어 공부 좀 더 많이 해 둘 걸 하는 후회.  이래 가지고, 여전히 맛을 표현하는 데 있어선 엄지손가락을 쳐드는
아저씨들과 별 반 다를 게 없지 않나.


CP17.jpg
송어회 옆에는 1인당 이렇게 먹을 수 있도록 야채를 썰어 놓은 위에 콩가루가 얹어 있다.
첨 알았다.  이렇게 먹고 이렇게 맛있는 걸.  고소한 것이 물론 콩가루는 더욱 많이들 리필해서 먹었다.


CP18.jpg
야채 더미에 송어회랑 회고추장을 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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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썩 비벼 먹기도 한다.  참으로...  서울에선 쉽게, 아니 거의 먹을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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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옷~  무슨 갈비의 배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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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탕과 밥이 나올 시기.  밑반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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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탕도 칼칼하니 시원했다.  메기만큼 송어도 기름이 많다고 하는데 수제비 넣은 매운탕을 정말 얼마만에 맛보는 건가.
김이 올라 와서 사진은 선명치 않지만 신선한 재료로 맛을 낸 빠알간 국물 맛.  역시 사 먹어야 돼.
집에서 이렇게까지 만들려면...


CP24.jpg
송어회 음식을 배불리 먹고는 포도 사러 마당에 나왔다.
포도를 실컷 맛 보라고 농약 뿌리지 않은 포도라며 여러 송이를 내 준다.
물론 씻지도 않고 먹으라고 해서 그렇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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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는 여전히 옆 축사에서 소랑 논다.  포도 먹이는 거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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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보다 더 운치있는 바위 위에서 포도 디저트 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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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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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신들 제안으로 '단체사진' 한장~~  그러고 보니, 단체사진이랑 안 친한지 꽤 되었다.
가운데 고사장님 커플을 반 갈라서 왼쪽은 먹동 식구들, 오른쪽은 부군 지인들...
병근네 3식구, 창용씨가 아버님 모시고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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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에 오면 주변 정취가 멋질 거 같다.
저 사진 왼쪽 어항에 크기가 큰 녀석들을 먼저 잡아다 먹는다.


CP 31.jpg

CP 32.jpg
이녀석이 없었다면 심심했을 거 같다.
사실 두 아이들은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너른 마당에 이리 저리 뛰어 노느라 땀을 뻘뻘.


CP 33.jpg
우리 옆엔 마늘도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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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여물을 먹이도록 아빠가 지푸라기 먹이는 방법을 시연해 준다.
소여물 통에 똥도 들어 있었는데 지푸라기 찌꺼기를 선아가 냅다 만지막 거리면서 연신 먹여 댄다.
이래 저래 더러워서 아이들 손을 씻으러 식당에 다시 들어갔었는데
선아는 나가더니 냉큼 다시 여물통에서 지푸라기를..  -_-  으윽~~  


CP 35.jpg
송어횟집 입구.  주소지가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였다.  
큰 기대하지 않고 나섰던 발걸음은 오늘도 마음과 몸이 몇 배 충만한 채 되돌아 왔다.



CP 36.jpg
5키로 한상자.  만 7천원.


CP 37.jpg
상자를 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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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송이가 성글어도 엄청 달다.  예년보다 장마가 길어 일조량이 적었던 탓에 덜 단 맛이라고 했지만..
거짓말 안 보태서 혼자서 오늘 열 송이는 먹은 거 같다.
포도를 많이 먹으면 설사까지 하겠지만 그 정돈 아니었고..
송어회를 놓고 술을 못 먹은 동균아빤 그래서 피곤하다고 했다. ^^
(ㅋㅋ.  그렇겠지..  아마도 고구마 먹으면서 물 못 먹는 심정이었을 거다.. 히히히)
난, 무지 포도를 달고 살아서 일주일 어치 피로가 오히려 싹 풀린 거 같은데.. ^.^**


CP 39.jpg
익지도 않은 감이랑 산밤 여러 개...  소중한 듯이 비니루에 싸 들고 댕김.
이래 보니, 왠지 감이 좀 무섭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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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6.09.18 10:54
    후루룹...쩝....

    바로 전날이거늘 감회가 새롭네.
  • ?
    2006.09.18 13:50
    동균이랑 선아랑 소랑 있는 사진은 동균이가 땀에 절은게 보이네.

    저렇게 2시간 넘게 뛰어놀았으니 당연히 애가 녹초가 되어 유치원엘 못가지..

    으이그..약한 넘..저런놈은 면역성을 키우려면 계속 데리고 돌아다녀야 해. (엄마가 얼씨구나 하는 소리가 들린다. ^.^)

    당일치기 여행기 지만 알차고 기분좋게 잘써놨네. 브라보!!
  • ?
    최유진 2006.09.18 15:14
    간밤에 잠을 잘 못 자서 그래.. 내내 뒤척이고.. 갈수록 밥양도 적어지고..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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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근아빠 2006.09.19 10:06
    동균이가 힘들었나보네..
    축사에서 소랑 노는거 말고도 병근이랑 축구 엄청했거든요.
  • ?
    최유진 2006.09.19 16:52
    5키로 한상자를 만 이틀만에 다 먹었슴 -_-
    또 사러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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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근아빠 2006.09.20 15:58
    허걱.. 포도 정말 잘드시네..
    저는 그날 이후 집에서 포도는 입에 대지도 않았다죠. 케케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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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20 17:26
    또 살땐 그집 말고 그 아랫집이 훨씬 더 달다고 하니 거기서 사자. 근데 지금 사온 포도보다 달면 어떤거지?
  • ?
    성훈아빠 2006.10.10 12:04
    사진으로 보니 그날의 여운이 많이 남네요
    서울 근교에 이렇게 조용하면서도 좋은곳이 있어 너무 좋았어요.
    특히나 저는 아버지와 함께한 자리라 너무나 소중했고요.
    아버지와 단둘이 어디가 본적이 없었거든요.
    가기전날 비올거 같다고 형이 안가겠다고 포기했다가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날씨가 좋아
    엉덩이가 덜썩 거리던차에 형이 간다고하길래 잽싸게 떠난 자리가 너무나 좋았어요.
    고추는 옥상에서 잘 말려두었는데 한근정도 될거같네요.
    내년 포도딸때 또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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