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14 11:06

송추계곡

조회 수 1464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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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국립공원 송추지구.

국민학교 때 송추계곡을 어렴풋이 다녀 온 기억으론 물이 깨끗하지 않았던 기억이 나지만,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도봉산이나 북한산 자락 계곡에서 발이라도 담그고 오자고 노래 불렀던 터라 광복절 샌드위치 연휴, 외곽순환도로를 타려는 인파들은 만만치 않았지만 북한산 자락을 멀리 앞두고 좁은 계곡터로 올라 올라가서 간신히 자리를 잡았다.  일영유원지나 장흥쪽으로 가는 사람들과 맞물리다 보니 도로는 이번 해 마지막 연휴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찬 모양이다.

아이들이 있어서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는 쉽지 않았다.  주차장 시설이 꽉 찼기 때문에 그것도 동균 아빠가 더 아래 쪽에 차를 내려다 놓고 아이들이랑 먼저 계곡 아래로 내려가서 돗자리 깔고 자리부터 잡았으니까.  발품 팔아서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랐다면 더 나은 물자리를 발견했을 지도 모르지만...  울 애들이 좀 더 깊은 곳에서 수영하거나 그럴 것도 아니니까..  

서울 바로 근처 계곡인 때문인지 작년 백운 계곡 같은 곳보다는 많이 협소하고, 2주 남짓 비가 오지 않은 터라 수량은 부족했지만...  어디까지나 어린 녀석들 물장구치고 오늘의 하일라이트 '양푼비빔밥'을 먹어 주러 야외 나들이 온 목적으론 충분히 부합되고 남는 곳이다.  차로 인한 기동력은 한여름에 가장 발휘되는 게 아닐런지...  먹을 걸 바리바리 싸와야 계곡 하류쪽의 식당들이 자리값으로 받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와장창 세이빙하므로....  

하여간, 식당 앞 자연이 자기네들 땅이라고 우기는 여름 한철의 바가지 자리값은 나로선, 도저히 용납이 안된다.  정 안되어서 소액을 주는 한이 있더라도 항상 자리값 없는 계곡 물자리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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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한 바닥을 만들어 주느라 아빠는 돌을 골라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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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쯤엔 튜브를 사 줄 생각.  발도 제대로 안 들어가는 보행기 튜브를 서로 타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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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기, 아빠는 벌써 '양푼비빔밥' 준비하고 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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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식사시간.  쨘~  아이들 '양푼비빔밥' 등장.
가게에서 산 인스턴트 후리가케 같은 거에 볶은 멸치를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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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가 얼마나 에너지 소비되는 건가.  더구나 2시, 약간 늦은 점심 때라서 허기진다.
저 둥그런 락앤락 반찬 통에 밥 3컵을 담아 왔는데 모, 잘, 랐, 다~~
참고로, 평소 저녁 때 전기밥통엔 2컵 정도 하는데 적게 먹는 경우엔 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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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양푼비빔밥' 만들기 시작.
먹동 지인이 수영장에 놀러가서 양푼비빔밥 해 먹은 사진을 올리고 남편이 삘~ 받은 직후,
전날 저녁에 양푼이며 깨소금, 참기름 등 여기저기 뚝딱 거려서 손수 준비를 해 왔다.
난, 처음에 웃겨서 좀 아연해 했지만 맛도 맛이거니와 얼마나 탁월하고 훌륭한 '야외 음식' 인지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체면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체면보다는 손수 이런 양푼을 가방에 담아 가지고 와야 한다는 수고스러움이 차라리 더 신경쓰일 수 있다.  비빔 음식의 정수 (?)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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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깨소금, 참기름, 열무김치, 그 외 볶은 멸치 국물, 김, 깻잎 등..
물놀이가 에너지 소비가 크니 양도 많고 군침도 돌고 배도 두둑이 뚜드릴 수 있는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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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한그릇씩 먹고 더 달라고 기다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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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두번째 작업을 유심히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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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양푼 양은 더 많았다.  결국, 이 녀석들이 밥을 많이 먹는 바람에 내 양푼 밥 양이 적었다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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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사 샷~  
편안하고 오붓한 가족끼리.
물 맑고 공기 좋은 산과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매콤한 열무 김치 국물에 쓱썩 비벼 먹는 칼칼함이 계절의 목마름을 가셔 주기에 충분하다.
'양푼비빔밥'에 이토록 예찬하는 사람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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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리 잡고 놀았던 계곡 모습.  옆 집이 양푼을 가져 와서 비비든 뭐하든 아무도 신경 안 쓴다.
오히려 보면 부러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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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균이, 제대로 된 양푼비빔밥 먹는 자세 나왔다~~
결국, 이 녀석은 3그릇 정도 먹어 치운 셈이다.  아니, 사진을 보니 거의 다섯 그릇 정도 먹은 거 아냐?
선아는 한그릇 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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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푼비빔밥'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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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바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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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많이 먹고 난 후는 영낙없이 오수를 즐겨야 하는데...
자리 잡은 터가 넓찍하지가 않아서 낮잠 좀 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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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동균 아빠부터 한숨~~
저 평바위가 평평해 보여도 오른쪽으로 많이 기울어서 잠자기 힘들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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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의 '봉다리' 안에는 떨어진 나무 열매들을 줏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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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 다리가 동균이 다리보다 더 굵다. -_-  그래도 선아는 통통한게 매력인데..
제발, 제대로 된 가족 사진 좀 찍자꾸나,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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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돌아 와서 소주 한잔~
사실, 양푼비빔밥 한번 더 해 먹자고 내가 제안해서리...
더운 날씨에, 운전 하랴, 양푼 비비랴 에너지 소비 많이 했던 동균아빠가 밥 다 차렸는데 갑자기 소주 한잔 하겠다고 해서 술안주도 없는데 좀 일찍이나 얘기할 것이지,
부랴부랴 애들부터 양푼 비벼 주고, 이번엔 두컵 반을 했는데 역시나 이녀석들이 더 달라고 아우성친다.
호박 있는 거 가지고 빨랑빨랑 부쳤더니 엉망이다.
홍고추를 좀 더 가지런히 놓고 부쳐야 하는데...  식사가 너무 늦게 준비되서리 시간이 없다 보니...
홍고추 2개씩 중앙에 놓고 부쳐야 하는데, 한개짜리, 세개짜리, 튀겨져 나오고 삐뚤빼뚤, 탄 것도 있다.

언제부턴가, 간만에 반찬 한번 했다 하믄 동균아빠가 사진기를 들이대므로 '맛'이나 '먹거리'의 목적이 아닌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 스타일을 괜시리 신경쓰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 홈피나 블로그에 올릴 거니까..
허접한데 동조해 주고 칭찬해 주면 덩달아 신나서 히히힛~  그러니깐..
결국, 이 날도 부쳐 냈다가 사진 좀 찍는 바람에 후딱 호박전이 식어 버렸다.
그래도 맨 입에 소주 마시긴 뭐 하니깐..  그래, 난 이 작전으로 밀고 나가자~  반찬과 요리는 못하니 무조건 술안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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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도 과식..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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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열무김치에 참기름, 고추장 넣고 비벼 먹는 건 우리 집에서 나의 전유물이었는데...
동균이 낳고 혼자 낮에 있는 동안 이것 저것 반찬 차리기도 귀찮을 뿐더러 좀 큰 국그릇 같은 거에 약간 식은 밥을 떠서 설렁설렁 후다닥 비벼 먹었는데 (기타 반찬도 하나 없이) 입맛에 신기하게 맞았다.  
그 이후로 자주 그렇게 해 먹었다.  친정 엄마의 열무김치를 얻어서...

결국, 이 날 반찬통의 바닥을 비운 열무김치를, 주말에 구로시장에 가서 또 한줌 사 오고야 말았다.
애들 핑계대고, 하루 계곡 나들이 한번 더 가자고 꼬실 겸, 뭐니해도 동균 아빠가 비벼 준 양푼비빔밥을 야외에서 먹고픈 소망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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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엘 2006.08.14 19:29
    아하.. 송추계곡에 가셨더랬군요. 저는 오빠께서 [근처 계곡]이라고 하셨길래 '아니.. 도대체 우리동네 어디일까....'라고 아주 골똘히 생각했었답니다. ^_^;
    정말 엄청 붐비더군요. 저희도 북한산 자락의 진관사계곡에 갔었는데.. 수량이 적어서 놀랐습니다. 계곡도 별로 시원하질 않더라구요 ;ㅁ;
    아참, 양푼 비빔밥, 무척 맛나보여요 ^^ 저희도 담번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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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이 2006.08.17 11:43
    잘 먹는 선아, 동균이 보니 너무 너무 부러워요. 역시 잘 먹는 아이들이 키도 쑥쑥~ 시원한 계곡한번 놀러가고 싶어지네요. 양푼비빔밥... 야외에서 다들 먹는 삼겹살 메뉴보다 훨씬 웰빙스럽고 맛깔스러워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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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유진 2006.08.17 16:35
    재연이도 곧 잘 먹을꺼야. 애들이 잘 먹긴 하는데 잔병치례는 여전히 많아.. 재연인 잠도 잘 자고 안 먹는 거에 비하면 건강한 거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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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균 2006.09.10 23:26
    송추..는오래전머리짧던시절에오가던곳..인지라개인적으로는비호감입니다만..
    양푼비빔밥은 훌륭해보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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