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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땅굴과 을지전망대를 가 보기로 했다.  박수근미술관에서 꽤 먼 거리다.

강원도 양구 지역은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다.  9개 전투 지역 중 대표적인 피의능선 전투 외에도 단장의능선, 펀치볼, 백석산, 도솔산, 가칠봉, 1090고지(일명 크리스마스고지) 전투 등 수많은 격전을 치른 지역들이 이 곳에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안보 교육을 시켜 주면 좋으련만 아직 뭘 봐도 시큰둥한 아이들이라 아쉽기만 하다.  나도 대한민국 땅에서 꽤 높이 올라가 본 사람 중에 하나일 거다.  애기봉, 파주 통일 전망대,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에 이어서 이번에 남방 한계선 바로 밑 을지전망대까지 가 보았으니 말이다.

이 두 곳을 가기 위해서는 양구 통일관에서 먼저 출입 등록을 해야 된다.  가족 대표로 한사람씩만 등록하고 차량 등록도 해야 되며 땅굴과 전망대로 올라가는 입구에선 군인들이 출입 검문을 하게 된다.  지도상에선 두 곳이 나란히 있는 줄 알았으나 떨어져 있고 통일관에서 땅굴까지도 몇 키로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헉!  통일관 도착하니 11시 10분!!  11시 반부터 점심 시간이라서 빨리 올라 가려고 서두름.  통일관은 구경 못 했다.  사진은 양구 통일관 앞에 있는 기념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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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땅굴 구경은 처음이다.  안에서는 사진을 못 찍는다.  긴 통로를 통해 내려간 후 실제 땅굴 앞에서 북한이 파 내려 온 갱도 안을 20명 정도 작은 열차에 몸을 싣고 100여 미터 정도까지 들어가 보게 된다.  (땅굴 중 유일하게 내부 관람용 차) 안내원의 설명도 있다.

통일관에서 등록 후 이 곳 입구에 도착하면 군인들이 출입 점검을 한다.  가는 길 양쪽으로는 지뢰 철책선이 이어져 있을 정도이다.  이 곳을 관람하고 나오면 땅굴 입구 왼쪽으로 '헌트' 소위 충견비가 있는데 사진 못 찍었다.  군인을 살리고 산화된 군견 (이름 헌트)이 최초로 군인 계급 (소위)을 받은 거다.


(제 4 땅굴:  1990년 3월 3일, 양구 동북방 26키로 지점 비무장지대 안에서 발견된 제 4 땅굴은 군사 분계선에서 불과 1200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높이 1.7미터, 폭 1.7미터, 길이 2052미터이고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남으로 침투한 길이는 1028미터이다.  또한 땅굴 내부에는 투명 유리로 덮인 20인승 전동차가 운행되고 있어 다른 땅굴에 비해 매우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다.  제 4 땅굴 입구에는 땅굴 발견 당시 내부를 수색하던 중 800미터 지점에서 북한군이 설치한 지뢰를 밟고 산화환 군견의 희생을 기리는 묘와 충견비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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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관에는 제 4 땅굴의 발굴 및 굴착 장면과 발견 당시 수색 상황 등을 상영할 수 있는 영상실이 있고 북한의 원시적 장비와 일상용품을 전시하고 있는 안보교육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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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볼지구'란 일종의 별칭이다.  땅굴 먼저 보고 나중에 간 을지 전망대에서 이 분지 마을을 내려다 보았을 때 '펀치볼 (화채그릇)' 처럼 생겼다고 6.25 때 유엔군이 붙인 이름이다.  양구 해안면으로 향하는 길에는 깎아지른 산이 벽처럼 서 있고 가파른 산을 차로 힘겹게 올라가면 산꼭대기에 군부대가 있는데 이 곳에 을지전망대가 있다.  마치 국자로 떠낸 듯한 분지.  사방이 해발 천 미터를 넘는 산으로 둘러 싸여 있는데 양구 지역의 치열했던 전투 지역 중에 한 곳으로 꼽힌다.  이 분지는 해발 400 ~ 500미터의 고지대에 발달해 있으며 분지 동쪽으로는 소양강이 흐르고 있어 분지 바닥에 사방에서 모여 드는 방사상의 작은 하천이 분지 바닥에 모여 인제군 북면 방향의 소양강으로 유입된다.  분지 면적은 23평방 키로미터, 동서의 길이는 약 3.5키로이다.  우리가 제 4 땅굴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펀치볼 마을에 들어서서 돌아 다니게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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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볼 지구 전투 외에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모티브가 된 피의 능선 전투, 도솔산 전투, 백석산 지구 전투 등이 있다.  내가 발 딛고 있는 이 지역 땅 바닥에 무수히 많은 피가 흐르고 유해가 묻혀 있고 그 위를 내가 밟고 평화롭게 마음대로 다닌다고 생각하니 숙연해진다.  양구 지역의 치열했던 전투와 희생 덕분에 남한 쪽 경계선이 조금 더 위로 올라간 거다.  전시된 지뢰 보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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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땅굴에서 이동하여 을지전망대에 도착했다.
60년이란 세월이 참으로 덧없고 무상하게 많은 잠자리떼들이 철책선 넘어 자유로이 왔다 갔다 한다.  허리가 끊어진 우리네보다 더 자유롭고 걱정없고 무슨 일이 있느냐는 듯이..  아이들도 덩달아 잠자리를 잡으려고 바빴다.
전망대는 해발 1049미터, 1988년 12월에 세워졌다.  내부에서는 대형망원경을 이용해 북한군의 근무 상황은 물론 군사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매봉, 운봉, 간무봉, 무산 등과 스탈린 고지를 관찰할 수 있고 맑은 날에는 금강산의 비로봉, 월출봉, 차일봉, 일출봉 등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매봉에는 북한군 1개 대대를 수용할 수 있는 막사가 있고 보급품을 운반하는 케이블카를 설치했으나 98년 이후 심각한 전력난으로 한번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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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전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인민군 사망자 2,799명·포로 557명, 한국군 및 미군 사망자 428명·부상자 1,062명으로 집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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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도 앞에 통 유리창으로 북한 땅을 마주하게 되어 있다.  

아이가 손으로 잡고 있는 것이 을지전망대, 바로 앞이 남방한계선 철책선, 가운데 초록색이 군사분계선 (휴전선), 그 위쪽 빨간 철책선이 북방한계선이다.  군사분계선 이남이 비무장지대이며 분계선을 사이로 서로 2키로씩 갈랐다.  하지만 철책선 사이 가장 가까운 거리는 7백여 미터로 어느 한쪽이 소총 사격을 하면 사망할 수도 있는 거리라고 한다.  저 군사분계선을 넘어 1028미터까지 4 땅굴을 판 거다.  철책선 앞으로 각각의 선들이 아마 원래 한계선이었던 거 같은데 북한이 휴전 협정을 무시하고 앞으로 나왔기 때문에 우리도 철책선이 위로 당겨진 거라고 한다.  멀리 보이는 산 모형이 금강산.  전망대와 직선 거리로 38키로.

통 유리창 너머 북한 땅을 바라 보니 이상한 느낌까지 든다.  적막한 땅에 북한 군인들은 발견 못했지만 바로 앞에 있는 땅을 우리는 왜 못 밟는 걸까..  허리는 이제 끊어질 정도로 아픈데...  간신히 해방되었던 땅 한반도를 적의 휘하로 넘어 가지 않도록 수천, 수만이 험준한 천미터 고지를 사수하기 위해 희생되었지만 산하는 너무나 무심하게도 침묵하고 있다.  지구 상의 유일한 분단 국가, 우리는 참으로 특별한 나라에서 태어 나고 살고 있다.  내 생각은 나이 들수록 보수적으로 되어서 난 아이들의 공부 보다는 우리 나라의 이런 현실이 더 걱정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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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밖으로 나와서 펀치볼 분지를 내려다 볼 수 있는데 날씨가 너무 희뿌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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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볼지구를 배경으로~
기타 6.25 전투 격전지였던 가칠봉, 도솔산, 대우산 등 천미터 이상 고산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
전망대 올라 오는 내내 풍경이 멋지지만 오늘 날씨가 잘 안 보인다.  일교차 큰 가을 아침이 되면 이 분지의 운해를 담으려는 사진가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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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반찬.  점심 먹은 식당.  펀치볼마을에 내려 와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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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불백 8천원 짜리.  그럭 저럭 먹을만 하다.  다만 고기가 불고기 감이 아니라 다리살인지 좀 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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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들도 괜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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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배가 고팠던 상태여서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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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미술관에 접근하면 마을 전체가 '박수근로 몇 번지' 이랬었는데 이 쪽 지역은 '펀치볼로 몇 번지~' 이렇게 되어 있다.   생태식물원은 생략하고 계곡에서 물놀이랑 낚시해 보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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