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안방에서 본 영화들..
EBS에서 해 준 <특전 유보트>, 그리고 오래만에 본 <쥬라기 공원>, 최근 거 <13구역: 얼티메이텀>..
<특전 유보트: Das Boot>는 1981년 볼프강 페터슨 감독의 독일 전쟁 영화다. 원래 6시간짜리 테레비 시리즈였던 것이 반응이 좋아 해외에선 2시간 25분짜리로 상영되었다고 하는데 지금 본 건 3시간 정도로 긴 내용이었다. (오리지날 3시간 반) 그 이전에 나온 전쟁영화들이 승전국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것에 반해 처음으로 패전국가 입장에서 만들었고, 전쟁의 희생양은 어느 나라나 똑같이 가족을 두고 공포에 떨어야 했던 안타까운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인정받은 유명한 영화가 되었다. 원래 원작이 소설이다. 너무 늦은 시간에 해 준 긴 호흡의 영화라 잠깐씩 조는 바람에 맥이 좀 끊겼었는데 그래도 참고 오기있게 보았다. 무료한 것만 같은 잠수함의 일상은 숨죽이는 공포의 순간들을 맞이한다. 전쟁영화인 듯 하면서도 나중엔 재난영화스럽기도 하다. 허구의 내용이지만 지브롤터 해협으로 돌진하고 해저에 갇혔다 살아나는 모습들은 독일 병사들의 끈기와 투지를 보여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방의 허무한 종말에 주인공처럼 망연자실해지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기침 소리 하나 내지 말아야 하는 무소음 잠항 순간에 비쳐지는 그들의 두려운 눈빛과 숨소리는 지친 전쟁의 참상을 느끼게 해 준다. 그들의 최고 해피엔딩은 역시, 살아서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 품으로 돌아가는 거다. 그래서 전쟁영화는 언제나 슬프다...
<13구역: 얼티메이텀>
영화 제목은 <본> 시리즈를 따라한 듯 하다. 끄트머리의 '삼천포'행 때문에 점수를 확 깎아 먹은 영화. 멋진 두 남자만 나올 것이지 마치 엑스맨처럼 그 떨거지들은 (?) 왜 등장해서 산만하게 하는 걸까.. 워낙 세련된 드라마틱 영화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 액션이 멋진데 플롯까지, 그것도 결정타의 카타르시스까지 욕심낸다면 프랑스 영화는 일찌감치 할리웃을 압도했을 것이고 뤽 베송은 스티븐 스필버그보다 더 유명해 졌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두 남자의 리얼액션만큼은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야마카시'라고만 잘못 알려진 '파쿠르' 창시자 데이빗 벨의 새처럼 날으는 낙법이나 성룡을 연상케하는 시릴 라파엘리의 경찰들과의 일당 백 씬 등 볼만하다.
<쥬라기공원>
아이들과 보느라 시종일관 '스포일러'의 역할을 해 주었다. 사실 어린아이들이 보기엔 잔인하고 무섭다. 93년에 그 열악한 반포시네마에서 회사 언니들과 보면서도 꽥꽥 거리며 봤었으니까... 공룡이 어떻게 다시 생겨났는지도 이해하긴 너무 어렵다. 여러 번 보았는데도 다시 보니 새롭고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