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6월부터 90년 2월까지 연재한, 초기 유명 순정만화 작가 강경옥씨의 대표작인 '별빛속에'...
연재를 시작한지 20년이 지난 작품을, 오래된 책장 냄새가 나는 만화책방용 크기의 얇은 싸이즈로 나온 19권짜리로 보는 것은 마치 이 작품이 지구와 머나먼 별을 뛰어넘는 비약을 하는 거처럼 나에게도 시간을 갑자기 과거로 되돌리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지인이 추천한 것이지만 그 동안 이 만화는 네번이나 인쇄를 거듭하면서 지금은 애장판 8권 세트로 나오고 있다.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면서도 마니아 층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강경옥의 대표작이자 SF 순정 쟝르이며, 세심한 심리묘사와 함께 신의 영역에까지 그 주제의식을 넓혔다는 의미를 받고 있다.
한마디로 그 느낌은, 그림이나 1차적 감각에 호소하는 것은 '옛날'이라 이제서 읽으니 많은 차이가 있다. 이야기의 굴곡을 심하게 느낄 수 있는 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장편을 이끌고 가는 탄탄한 플롯, 그리고 시종일관 가슴을 찡하게 억누르는 슬픈 감정이 지배한다. 그만큼 감각에 호소하는 러브신도 별로 없이 사랑에 가슴만 아파하고... 해피엔딩만 좋아하는 나로선 일종의 새드엔딩이라고도 볼 수 있는 주인공들의 애닯은 운명들은 밤하늘에 아스라히 빛나는 별을 바라 보며 눈물을 자아내게 할 거 같다.
그만큼 나래이션 등이 그렇게 비관적이지도 않으면서 잔잔하기도 하고 철학적이기도 하고 말초신경을 자극해서 흥분케 하는 요즘 드라마, 만화, 영화 들 보다 작품성 면에서 그 지지를 받아 소장가치가 있다고도 하겠다.
하지만.. 음.. 나는 그래도 가슴이 아파서리... 그래도 새드엔딩은 싫어. 그림도 썩 개인적 취향은 아니었지만, 시대적 비약을 감안해서라도 강경옥의 초기 대표작 하나를 꼭 '필독'해야 하는 의무감조차 들었던 만화..
http://www.imagepuzzle.net/ (강경옥 팬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