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의 약속은 항상 중요하다.
"오늘은 어제보다는 많이 안 늦을 거야. 9시 경 들어올께"라는 얘길 남겨두었는데 피곤에 지친 몸을 이끌고 일이 늦어져 저녁을 갑자기 먹고 들어 오는 바람에 또 다시 늦었다.
이모가 재우려고 아무리 시도를 해 봐도 아이들은 엄마를 기다린다.
그럼에도 난 다음 날 늦잠 잘까봐 계속 잔소리하고 결국 야단쳤다.
샤워하고 머리 감고 가방 정리하고 내 할일 다 하고 12시 넘어서 불꺼진 방에서 희미하게 보인 메시지.
내 빈 가방에 동균이가 쑤셔 넣은 종이 한장에 미안함을 감출 길이 없다.
항상 이런 후회를 왜 그렇게 반복하는지...
불량엄마도 아니고 의붓엄마같으니...
아이들이 어느덧 훌쩍 커버려서 내 곁을 떠났을 때 나는 철이 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