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seoilfarm.com/미리내 성지에서 출발하여 웰빙 시대, 급하게 전진하는 디지털 시대에 "슬로푸드"라는 모토를 내 걸고 전통 장맛을 이어가는 자부심을 내세우는 서일농원으로 내달렸다.
가자마자 늦은 점심까지 버텨 준 아이들을 위해 농원 안에 마련된 음식점에서 간신히 식사를 해결함. 농원도 둘러 볼 곳이 많고 사진 포인트들도 많다. 조선일보 체험여행 등에서 나온 후, 나의 '더듬이'에 포착되어 북마크해 두었었다. 한 두번 쯤 가볼만하다.
이를 테면 광양의 매실농원처럼 대규모의 장독대에 직접 된장, 고추장, 장아찌 등을 담그고 팔기도 한다. 가격은 무지 쎈 편이다. 햇콩으로 만든 1키로 된장 조그마한 단지가 2만 5천원 정도. 그만큼 인스턴트의 시대에 맛을 이어가고 재현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정성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박물관식의 '전통'으로 남는가 보다. 일죽면에 위치해 있는데 이 동네의 건물을 한번 보면 상당히 깡시골처럼 느껴지는데 개인적 생각으론 상대적 빈곤감을 느낄 수도 있을만큼 고도에 떠 있는 대기업과 같은 느낌이랄까....
농원 입구에 들어가서 차를 세우면 이런 표지판이 보인다. 오늘 차 때문에 신경쓰고 덥기도, 배고프기도, 길도 헤매면서 삽질의 연속으로 고생하며 달려온 우리 일행에 딱 '어울리는' 문귀들이.. -_-
정말 여기까지 오느라 오늘 고생 좀 했다.
영동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으면 서일농원에 와서 둘러보고 식사하고 미리내로 갔으면 좋았기 때문.
무수히 많은 연꽃 다라이들이 죽 도열해 있다. 대부분은 아직 연꽃이 피지 않았는데 대개 연꽃 축제가 8월 정도에 개최되는 것을 보면
곧 개화할 시기 같다.
농원 안에 있는 '솔리'라는 음식점 이름.
허기진 늦은 점심에 8천원짜리 된장찌개 정식과 청국장찌개 정식을 시킴. 입구에서 먼저 주문하고 선불로 지급한다.
아이들한테 공기밥 추가했는데 그냥 밥 한 그릇은 더 주는 것으로 함.
저 깻잎 맛났다.
초마늘이 입맛에도 맞고 고추장, 김치전, 감으로 만든 듯한 장아찌, 그리고 비지 한 그릇.
참, 내 사진엔 찍어 먹는 된장이 없는데 D70 블로그 사진에 찾아 보아야 할 듯.
대체적으로 이런 그릇에 담겨진 음식들은 정갈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
아무래도 거의 반찬들은 짠맛이었지만 야채 등과 싸 먹고 해 보니 그럭저럭 소비했다.
된장찌개와 청국장 찌개는 주로 먹듯이 건더기가 많다거나 국물이 특특하지 않고 조금 맑은 느낌이다.
두부와 야채 등이 들어 있는데 일부러 그랬는지 된장찌개에 바지락은 들어있지 않았다. 아마도 여기 전용으로 담근 된장으로 주로 맛을 내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약간 색도 어둡고 짠맛도 나고 음식점에서 5천원짜리 된장찌개 등과 차별이 된다.
2년을 숙성시킨 김치라고 한다. 젓갈이 많이 묻어나 있지 않으면서 맵지 않고 이것도 깔끔한 느낌이 든다.
좀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솔직한 바램.
식당 입구의 모습. 다 먹고 나면 매실 식초를 맛보게 해 줌.
시식코너. 저 단지 안에 내용물은 아주 조금씩 들어 있슴.
솔리 음식점 옆에 이런 대규모 연꽃 연못이 조성되어 있다. 바람이라도 불면 시원할 터인데.. 가끔 부는 바람에도 이미 덥혀진 체온을 식히게 하긴 무리.
연꽃의 바다. 수북히 연못을 덮고 있다. 안쪽 중간까지 길이 나 있는데 출입은 막아 놓음
연꽃이 피면 장관일 터인데
연꽃 다라이 안에는 올챙이들이 잔뜩
드디어 대규모 장독대 출현~
하도 장독대 사진을 많이 찍어서 집에 와서 보니 무지 많다.
장독대의 전경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정자 앞. 사진 포인트
무슨 장병들이 죽~ 도열한 느낌이 퍼뜩 든다.
연꽃을 담은 다라이를 앞에 두고
조그만 집 지붕 위에 조롱박 하나. 이런 시골 풍경을 일부러 돈 들여서 보러 와야 하는 현실.
도시에 산 다는 건 편리를 위해 낭만과 전통, 꿈을 잃어 버리는 거 같다. 삐까뻔쩍하게 사는 것도 아니면서...
참, 아직 서일농원은 입장료 같은 게 없으니 다행~
조성해 놓은 장독대 설명. 장독대로는 들어갈 수 없슴.
'정성'이라는 걸 금전의 잣대로 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시간이 걸리는 인내심의 과정에는 정성이 아니 들어갈 수가 없다. 더불어 그만큼 인내를 가지면서 내 가족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오래도록 생각하므로 진정한 맛이 저절로 가미되는 것이 아닐까.
한국인의 밥상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장맛을 내는데는 재료부터 모든 게 깨끗하고 신선하고 정갈해야 한다고 한다.
콩, 소금, 고추 모두... 더불어 오랜 기간 자연숙성과 기후도 중요하고... 좋은 태양과 바람, 토양도 필요하다.
여기에 서양 음식과 비교할 수 없는 우리만의 기술과 정성이 있다. 몇 그램의 정확한 저울로만 해도 그럭저럭 만들어 내는 서양 음식들과는 달리 우리네 선조들의 머리 속에 눈대중으로 들어가 있는 세월과 솜씨는 저울보다도 더 정확한 것이 아닐까.
그 집안의 음식 맛이 모두 이 장맛에 달려 있다고 하니 말이다.
맛 하나 하나를 모두 살아 있게 하기 위한 과정이 집대성되니 어찌 그윽한 맛이 안 날 수가 있겠는가.
만든 이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최고 '장인'으로서 대접받는다는 것이 나같은 사람은 신기할 따름이다.
음식 프로그램에도 고추장, 된장으로 만드는 음식이 소개 되어도 절대 그 비율이나 비법을 안 가르쳐 줄 정도이니..
저 위 정자쪽에서 장독대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다시 주차장 입구에서 보면 더 큰 연꽃 연못 규모에 놀란다.
역시 창문은 열어 제끼고 막히는 길을 되짚어 올라 오는 길. 오늘도 무지 맑고 자외선이 강해 보인다.
아이들은 연신 얼굴이 뻘개져 다녀도 고맙기만 하다. 짜증냈다가도 그 뜨거운 열기 사이에서 뛰어 놀았으니..
무지 많이 타서 왔다.
결국, 좀 더 뚫리다가 서부간선도론 항상 막힌다.
그리고 밥? 그거 당신 화장실 갔을때 내가 1000원 낸거야. 이미 그곳은 시골인심처럼 밥퍼주는곳은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