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는 안하고 실컷 눈썰매만 타고 오다~~
2008년 1월 19일 토요일. 엄청나게 가는 길이 막혔다, 그것도 내내.. 겨우 춘천 지나서부터 안 막힌 거 같다.
그러나 축제장은 이번 축제사상 최대 인파가 그 주말에 몰렸다고 하니.. 축제는 6년 되었는데 엄청 성황이고 제대로 자리잡았다고 자주 매스컴에 나왔었다.
그럼에도 우린 아이들을 위해 실컷 눈썰매를 태웠다. 풀리긴 했지만 발도 꽁꽁, 하루종일 낚시는 아예 첨부터 관심도 없었고, 좀 더 큰 후에나 가서 낚시해 보기로 한다.
화천천 축제장은 얼핏 대규모 빙판을 인공으로 만든 거 같은데 확실치는 않다. 축제의 모습을 골고루 담지는 않았다. 썰매가 넘 재밌어서.. 그리고 대규모로 빠져 나가기 전에 경기도 포천으로 이동했으니까. 나도 제대로 눈썰매장에서 타본 건 첨인 거 같다. 한마디로 느무느무 재밌슴. ^^ 썰매는 대당 만원 대여. 반납하면 현금 5천원과 화천에서만 쓸 수 있는 상품권 5천원으로 돌려 준다. 지역 경제 살리기 위한 괜찮은 아이디어다.
D70 + 24 ~135 Sigma Lenz>
우리 전라도 가는 거야? 응? 그런거야? >.<
화천가는 길은 멀고도 멀었다. - F420 -
결국 4시간 반이나 걸렸다, 구리, 남양주, 퇴계원, 가평, 춘천.. 정말 내내 막혔다.
그러나 강원도의 눈 내린 을씨년스런 풍광길 드라이브는 맘을 조금 편하게 했다.
저 멀리서 대규모 놀이군단이 보이네. 겨울엔 저렇게 놀아야 해. 춘천 지나 화천 가기 전 쯤이다. - F420 -
드뎌 도착. 낚시터부터, 각종 빙상위 프로그램들의 향연. 사륜구동 바이크, 얼음썰매, 눈썰매, 봅슬레이, 스케이트 등..
인상적인 모습은 반팔입고 맨 손으로 산천어 잡기
저 단체 얼음 썰매는, 뒷부분에 탄 사람들만 재밌다. 미끄러지는 각도가 크기 땜에.. 바이킹처럼...
줄서고 싶으나 앞부분에 탈까봐 그냥 썰매장으로 직행~~
썰매타기 직전
드뎌 첫 출발. 이 때만 해도 선아는 앉기도 전에 무섭다고.. 동균인 혼자서 바로 앞 타임에 타고 내려갔다.
으아아
타자마자 소리지르며 좋아하는 선아
난 왜 선아의 목을 조르는 듯하는 걸까. -_-
아줌마 발 들어요 발!!
엄마~ 목 조르지마 >.<
사실, 가속도가 붙을수록 속도를 줄여 보려고 무심코 발을 내리게 되는데, 눈이 너무 튀어서 양말과 바지 속으로 다 들어간다.
운동신경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꽝인 내가 썰매가 뒤집어지거나 중간에 멈춰서 걸어 내려가는 등의 망신(?)을 당하진 않았다. 딴 사람들 그런 사람 있다. (아니면 무겔 못 이겨 썰매가 빠개지거나 -_-)
오히려 무거워서 중심이 잘 잡혔나? 반대쪽 얼음 빙판 위를 너무나 쌩~하니 미끄러져 달려가서 쾍하고 박힐까봐 걱정했슴. 음.. 내가 봐도 수수께끼다.. @.@
(눈썰매 한번 타며 오만 가지 생각 다 한다)
또 탄다.
이제 보니 줄은 선아가 잡고 선아의 상체를 잡는답시고 저리 목조르는 자세를 연출했다.
동균이가 제대로 못 내려 온다. 저녀석, 가만히 앉아서 가부좌하고 있슴 내려가는 줄 아나 보다. 진행요원이 밀어줌.
두번짼 발을 땅에 대는 바람에 눈보라 뒤집어 씀. 이번엔 선아를 간지럼피우는 듯한 모습.
동균이.. 잔뜩 겁에 질림.
뒤집어지려는 순간이었나
화천 썰매장의 백미는 눈썰매 슬로프가 끝나면서 훨씬 더 긴 화천천의 강폭을 가로질러 맞은편 눈언덕까지
눈썰매가 미끄러져 내려가는 거였다.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는데 (넘 재밌어서 찍을 생각도 못했지만서두) 비명과 엔돌핀은 바로 이 얼음위를 브레이크없이 쌩~하고 내지르는 순간부터였다.
눈썰매줄을 붙잡고
아빤 오늘도 무쟈게 애쓴다
이번에 또 눈썰매타러 가자
아빠가 타러 가느라 내가 사진기 바톤 이어 받고 연습삼아 찍어본 다른 사람 사진들..
무쟈게 많이 찍었지만 무턱대고 남의 사진 올리긴 좀 그렇다. 어른들 사진은 생략.
오누이인듯한~~
가장 귀엽게 찍힌 녀석들. 셋이 탔다.
다른 사람들 사진을 연속으로 보아도 내가 다 즐겁다.
흐려선지 일찌감치 해가 기울고 있네
출발
아빠의 결연한 표정과 꺅꺅거리는 선아의 대조적인 표정.
역시 또 동균이 안 내려오고 있슴..
왜 저런 표정을 -_-
쿠오오
마치 부처님처럼 앉아있는 듯한. 그러나 쌩~ 내려 오고 있는 중..
역시나 겁에 질린 표정. 사실, 아빠랑 한번 타 보다 엄청난 눈세례를 맞는 바람에 계속 안탄다고 고집부리다가 태웠는데 재밌다고 하지만 좀 무서워하는 듯하다.
동균 내려오다 부딪힘
동균아빠 또 저 표정!
재밌어 죽으려는 선아~~
바로 저 가속도의 얼음 슬로프!! 저 눈 언덕까지 미끄러짐
누워서 뒹굴거리고 난리법석. 발 시렵다고 해도 얘는 내내 이러고 논다
양볼이 새빨개진 아이들
비닐포대까지 준비해서 끌어 보았지만 저거 끌다 동균아빠 허리 삐긋~ 무지 걱정되었던 1박 2일이었다.
아이들의 연속 터지는 웃음소리를 들으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던 순간들~~
엔돌핀이 돌아 젊어지는 느낌 -- 몇 살이냐 아줌마 ㅠ.ㅠ
아이들에겐 미끄러지는 경사는 한 걸음이라도 썰매장이 된다.
불과 몇 발짝 안되는 저 얕은 경사에서도 잘 논다. -F420-
얘는 대체 왜케 삐뚤어 내려가 언덕에 박히는 거지.. -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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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도 맛 보지 못한 어려운 축제장 발걸음이었지만 눈썰매의 흥분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눈썰매만 타러 4시간 반 걸려 도착한 기억은 지워 버리고 싶다.
화천상품권으로 돌려 받은 것으로 근처 마트에 들러 소비하고 포천으로 향해 이동갈비로 저녁 채우고,
온천 모텔에 와서 1박하고 목욕도 했다. 일찌감치 떠나왔는데 일요일부터 강원도엔 대설이 내렸다.
포근하고 풍성한 눈 구경은 못했지만, 이미 주 중에 강원도에 내렸던 눈이 아스라히 쌓여 있던 마을을 멀리 내려다 보며 드라이브를 한 기억이 찬찬히 잔상으로 남는다. 역시 강원도의 풍광은 다르다.
남한땅에서 가장 추운 곳 중의 하나인 화천에서 군생활을 내리 한 남편과의 연애시절 첫 데이트 장소가 화천 춘천 드라이브였다. 벌써 10년 전이다. 군대 간지는 20년 되었다. 으으~~
이래 저래 그땐 이랬지 저기 새로 길 났네 하는 노인네틱한 대화를 나누며... 우리도 남부럽지(?)않은 나이를 자랑하고 있네 킥!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