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30 ~ 31일 (토 ~ 일), 식도락 동호회 안면도 대하 여행.
인서네는 못 오고 2세들 합하여 총 23명 참석
2주 전까지 1키로 6만원에 달하는 자연산 대하는 더 올랐을 것을 예상하긴 했지만 자그만치 1키로에 8만 5천원을 부를 정도로 어지간히 안 잡히고 지나치게 비싸다. 곧 10만원 되는 날도 있을 거다. 그래서 이번에는 메인 음식으로 꽃게찜과 목살 구이, 기타 조개 구이와 안 먹으면 서운하니 양식 대하를 구워서 먹는 등, 결국 자연산 대하를 처음으로 포기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다른 음식을 골고루 배터지게 먹고도 자연산을 못 먹은 것에 대해 아쉬움이 계속 남게 되었다.
아이들 학교 끝나고 1시 좀 못되어 출발, 그다지 막히지 않고 3시 반 가량 장꽁농원에 도착했다. 다른 식구들도 비슷한 시간에 도착하게 됨..
점심도 거르고 선아는 희한한 자세로 잔다. 가운데 펼치는 의자도 없이 한쪽 자리와 뒷쪽 자리에 반반씩 몸을 걸치고.. 나중엔 뒷자리에서 아예 꼼짝않고 엎어져 자더라.
중간에 달리던 중 규린이네 차량과 도킹하게 되었다. 홍성 IC 지나~~
벌써 안면도 가까이.. 추수는 벌써 끝내고 늦가을이 깊어 가고 있다. 날씨 엄청 맑다. 유달리 올해 대하 여행에 날이 좋은 거 같다.
남편이 새우 사러 간 사이 아이들과 4시 쯤에 바다에 나가 놀았다. 일교차가 좀 컸는데 바다에 나가니 바람이 불고 쌀쌀하게 느껴진다.
건희 건아 자매. 뭘 잡으려는 건지 후벼 파는 선아~
4학년 재인이 형이랑 캐치 볼 하기. 찍어 놓고 야구공이 어디 있나 했더니 멀리 송전탑 옆으로 하늘 공간에 조그만 공이 보인다.
여자 아이들은 빈 껍떼기 조개를 열심히 끌어 모은다. 무슨 보석 모으듯 자기가 주은 것은 절대 남한테 안 주고 말이다.
재인이
규린이와~
아이들 안에 들어 가서 놀도록 우리 집 2인용 텐트를 쳐 줬다. 남편이 청태산 휴양림 여행 이후 생각한 거라고 한다. 그 때 아이 놀이용 텐트가 결국 와르르 다 무너져서리..
22개월 건아. 이번 여행 가장 어린 멤버
선아 조만할 때 통영, 거제랑 제주도도 다녀 왔었는데 어떻게 데리고 다녔었는지.. 남편이 다 했지만..
고둥 안에 게가 들어가 있는 것을 가지고 논다. 역시 저런 거 만지고 잡는 거 앞잡이는 선아가 선수일 거다.
홍일 냉동에서 꽃게랑 조개 구이, 양식 대하 사고 저 농어가 10키로 쯤 된다고 한다. 맛있는 거라고 하는데 용삼 형님께서 손수 장인 정신으로 회를 뜨심. 회칼이 아니라 잘 안 든다.
회칼이 아니라서 대가리를 분해하는데 뻑뻑해 보였다. 매운탕용~
형님이 썰어 주신 농어회를 먼저 어른들이 먹기 시작했었는데 어느새 후다닥 없어져 버렸슴
한쪽은 높은 그릴에 불을 피우고, 다른 한쪽은 우리가 가져 온 휴대용 그릴을 상 위에 놓고 조개부터 굽기 시작~~
가리비
이제 보니 방에서 놀던 아이들이 나와서 농어회를 먹었었나 부다. 남편은 두점 먹었다고 투덜댄다.
뭐든지 다 잘 먹는 건희. 선아도 참 잘 먹는데 선아보다 더 잘 먹는 거 같다.
이 외 목살도 굽기 시작~
호일에 싼 개조개. 국물이 안 빠지고 증발이 안되니 훨씬 맛있다. 대신 양이 많을 경우 호일 싸기가 좀 귀찮다.
수제 소세지. 굵어서 몇 토막만 잘라 먹어도 포만감 작렬
오늘의 주인공 꽃게찜~~ 암게가 1키로에 만 5천원이었는데 3, 4마리 가량 나온다.
이번 대하 여행에는 대신 꽃게찜 맛있게 먹었다.
껍데기 쫙 벌리면 모락모락 드러나는 주황색 알이랑 내장... 크~ (콜레스테롤 한꺼번에 많이 섭취해 주심 ^^)
우리 아이들의 식성이 남다른데 망할 꽃게 알러지 땜에 이걸 못 먹다니.. 사실, 엄마로서 나도 먹지 말아야 할 터인데 꽃게찜을 앞에 두고 나면 완전 거짓말쟁이로 돌변~~ (너무 흥분하여 돌 날라 와도 모름 -_-)
혜정씨는 내내 주방에서 나오질 못한다. 아니 나왔다 들어갔다 바쁘다. 멤버들 해 먹이려고 부단히 애 쓴다.
조개구이, 꽃게찜, 돼지고기, 고구마, 오징어, 고등어 등등 잔뜩 배 터지게 먹고 도저히 못 먹겠다고 포기하던 와중에
꽁치 김치찜을 젓가락질 한 순간!! 오~ @@ 혜정씨가 가져 왔다는 약간 매콤한 김치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 거 같다. 칼칼한 맛이 있어서 소화 불량까지 해결하는 지경이었다. 너무 음식이 많어~를 연발하던 중 이건 곧 바닥을 드러냈다. 죽죽 손으로 찢어 먹어야 맛있는 김치찜... 대체 왜 그렇지??
늦가을 대하 여행 때 단단히 난로 역할을 해 주는 강원 참숯~
자연산 홍합. 알이 굵어서 이것도 포만감 대단하다. 결국 많이 남아서 불 위에 그대로 두었더니 과자처럼 빠삭해져 버렸다.
이번에 완전 엑스트라로 전락한 대하. 그것도 양식이다.
그, 러, 나!! 자연산 대하랑 비교했을 때 퍽퍽한 식감으로 인해 맛 없어서 먹다 말았던 그 양식 대하가 이번엔 눈물 겹도록 반갑고 맛있게 느껴진다. 방값도 8만원씩이나 냈는데 자연산 맛을 못 보다니..
낮에 쌀쌀하게 불었던 바닷 바람은 잦아 들었다. 아이들은 방 안에서 꺅꺅 소리 지르면서 놀고 지연이 재연이 남매가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잘 놀아 준다. 농어 매운탕까지 끓였었는데 해물은 반 이상이 남았고 남편은 의외로 일찍 잠들어 버려서 술자리는 상당히 점잖게 (?) 흘러가서 다른 해 보다 일찍 파장된 거 같다. 새벽까지 거나하게 취한 남편의 말소리가 처음으로 off되었으니까~~ 아이들도 12시 쯤 잠들고 병근 엄마랑 불 꺼진 방에서 누워 대화 나누다 어느 순간 둘다 필름이 뚝 끊겨 버림~~ ㅎㅎ
지글 지글 뜨겁게 끓어서 여러 번 깨기까지 했던 별관 방은 이번에 좀 보일러를 적정 수준 (?)으로 틀어 주셔서 그런지 덜 따뜻했다. 무엇보다 요가 없으니 바닥이 두꺼워야 자는 나는 제대로 잠을 못 잤다. 잠도 설치고 일어 나니 온 몸이 뻑적지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