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 여행 일요일 (31일). 또 이상한 것이 딴 때 보다 다 일찍 깼다. 어제도 오늘도 난 아무 일도 안 도와 주고 밥만 먹으러 나왔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시끌시끌, 역시 만들고 먹는 걸 즐기는 사람들~~
어제 잔뜩 남은 음식들의 향연이 2차로 시작된다. 자연산 홍합은 찜으로 해서 먹었는데 구이보다 훨 맛있다.
남은 조개도 찌고 대하랑 꽃게는 라면에 풍덩~~ 대하 일부는 소금 구이 용으로 그리고 후라이팬에 목살구이까지.. 결국 맥주 한잔 들이켰다. 잠깐 자고 나왔을 뿐 (?) 술판이 계속 이어진다.. 말할 것도 없이 주동자는 내 남편이지만..
아이들은 일찌감치 바다를 들락 날락했다. 나도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먹었는지 보지도 않았다. 알아서들 다 앉아서 먹는 거 같던데.. 고맙지 머~
라면에 빠져 있던 집게 발들
아침 9시에 구어 먹는 목살 바베큐~~
아침에 이렇게 해 먹는 바람에 북어 해장국도 조연으로 밀려 남
대하 소금 구이도..
단체 사진을 찍은 후 다른 식구들은 모두 귀경한다고 떠났다.
음.. 집에 꿀단지를 숨겨 놓았나, 아니 우리만 빼고 자기들끼리 어디 가는 거 아냐?? ㅋ
동균이가 갑자기 시무룩해 한다. 어쩔 수 없지만 먹으러만 여행 다닐 우리가 아니므로~~
남편은 술 마신 덕에 방에 자러 들어 가고 난 애들이랑 차량 한대씩 떠날 때마다 작별 인사하고~~
선아랑 먼저 한적한 바다 나가기로 했다. 나도 바다 구경 제대로 못 했는데 그냥 올라가면 섭하쥐~
신관 펜션 앞에 이쁜 아치가 새로 생겼네
선아 왈, '엄마, 근데 코카콜라 글씨가 벤치랑 안 어울려요' 나도 동감~
신관 펜션 동 1층에 빈 병을 박아 놓은 공간. 난 처음에 소주 병들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 보니 와인병이다.
벌러덩
태안도 태풍 피해를 입었다. 바닷가도 동산 쪽에도 죽죽 뻗은 소나무들이 많이 꺾어졌다.
사시사철 긴 세월 동안 고고하게 자태를 뽐내 왔을 텐데 이렇게 허무하게 생을 마감해 버리다니..
나중에 해미로 점심을 먹으러 가는 도중에도 여기 저기 꺾어진 나무들 있었다.
해마다 안면도 대하 여행은 가을에 와서 그런지 대부분 맑았다.
하지만 유독 오늘은 저 멀리 섬이 저렇게 많았나 할 정도로 여기 저기서 섬이 둥실 둥실 떠 오른다. 접사로 당겨 봄
접시만한 조개 껍데기. 무겁다. 이름 찾아 봐야지.. 그때까진 그냥 '왕조개'
족적
발발 거리고 바쁘게 가는 게
쉬고 있는 동균이. 이번 우리 가족의 dress code는 '노랑색'인가? ㅎㅎ 유달리 노란색이 많군
원반 날리기
돗자리에 누워서 찍어 본 하늘
사진마다 photoworks로 밝기를 조절하는데 눈으로 보는 하늘과 바다 색깔이 훨씬 멋지다.
야구공 저어기 있군
내내 한적한 바닷가 풍경 사진을 찍다가 점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람들도 없어서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우리끼리 봤더니 하나같이 다 박장대소할 만큼 웃긴다. 가족 여행 가면 꼭 점프 놀이하며 사진을 찍어 보도록 권하고 싶다.
점점 높이 뛰시는 선아 아버님 ㅋㅋ
점프력은 동균이가, 코믹한 얼굴 표정은 선아가 압권~
아빠랑 선아
동균이가 찍어 줌. 다리를 들어야 한다니깐요.
뜀틀하는 거 같은 동균이. 상당히 어른스럽게 나왔다.
동균인 마치 수평선 위에 앉아 있는 거 같음. 내 머린 사자 같다. ㅋㅋ
남편은 내 사진을 보고 웃고 나는 남편 사진들을 보니 빵 터진다. 이후 사진들의 얼굴 표정이 하나 같이 ㅋㅋ
아랫 턱과 이빨을 쭉 내밀고 혼신의 힘을 다하여 장신의 몸뚱이를 하늘로 날리는 모습~~ 순간 포착이 이렇게 잼있다니..
그리고 점점 노하우도 생긴다. 다리는 들수록 높이 뛰는 거 처럼 보인다. 만세 자세를 부르면 허리가 뒤로 젖혀지고 티셔츠가 펄럭거려서 반드시 배가 뚱뚱하게 나온다. 배가 안 보이려면 가급적 상체와 다리를 앞으로 구부려야 함. 얼굴 표정과 자세는 매번 다르고 코믹하게~~
나도 동균이랑 원반 날리기
약 2시간 가량 아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냄~
점프 그만 하고 수협 어판장으로 고고씽~ 홍일냉동 가서 암 꽃게 2키로 샀다.
계속 대하에 연연해 하고 있는 나. 초창기에 1키로에 2만원 하던 시절엔 까서 먹어도 보고 그랬는데 흑~
이젠 그러다간 도둑으로 몰릴 지경이다. ㅜㅜ
맞은편 동민 수산에 가서 젓갈을 사기로 했다. 음.. 작은 통에 5천원 정도 였는데 지금 7천원 한다. 낙지랑 어리굴젓 구매. 대하 튀김이 완전 샛노랗다... 해바라기 기름으로 했나~
꽃게장
천수만. 포구 근처라 그런지 배가 많다.
오랫만에 해미 향수가든에 점심 먹으러 왔다. 곯아 떨어졌던 애들을 깨우니 좀처럼 정신을 못 차리네
비벼 먹을 나물과 고추장. 맵지 않고 톡 쏘지 않는 고추장.. 부드럽다.
된장찌개랑 뒷쪽에 담백한 비지
싸 먹을 야채 쌈 모듬. 열무김치랑, 간장 맛이 나지만 짜지 않은 쌈장까지
동균이가 유독 잘 먹는다. 쌈에 싸고 비벼서 골고루..
보리밥에 비벼 먹기
비지. 이렇게 해서 보리밥 정식이 1인당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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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반 가량 출발해서 차 시간만 2시간 반 가량 걸렸다.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서산 쪽부터 막히는 타이밍에 맞추어서 졸아 버림. 밤에 잠을 못 잤는데도 이상하게 잠을 못 자겠다.
집에 와서 저녁으로 꽃게찜이랑 대하 소금구이 했다.
원래 싸 먹고 까 먹는 행위 자체를 귀찮아라 하는 남편이지만 꽃게찜은 환장한다.
안주를 별로 안 먹는 주당인데 이거 먹을 때는 말도 잘 안하고 거의 전투적으로 (?) 먹는다. 젓가락으로 파다가 손에 쥐날 지경이다. 아이들은 집게 다리 몇 개만 주었다. 살이 맛있는 건데 내장이 조금이라도 묻으면 별로 안 좋은 거 같다.
(양식) 대하 소금 구이. 아까 먹동 멤버들과 먹은 후 남은 대하를 몇 마리 얻어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