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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80년대 학생시절, 남편은 혼자서 또는 일행과 함께 도보 여행과 국토순례대행진에 가끔 참가했었다고 한다.
속초, 구례, 부산, 동해 등에서 출발해서 지금의 대관령 고개 도로도 없던 흙길 시절에 집까지..
혼자서 길가 배춧잎도 뜯어 먹고 물집은 잔뜩 집혀가면서까지..

그랬던 사람이...  계단만 조금 올라가도 숨이 막혀 어쩔 줄 모르는 나를 데리고, 아니 어린 녀석 둘까지 혼자 건사하면서
그동안 진정한 '여행'에 대해 얼마나 목말랐을까 하는 심정이 이번 울릉도 도보여행에서 무사히 귀환하고 나서야
조금씩 내 피부로 와 닿았다.

무엇보다 까탈스런 울릉도 입출항으로부터 비로소 돌아오고 나서야 난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높은 파도에 남편은 멀미 한번 안한다.. -_-)
말이 도보여행이지 목에는 무거운 카메라에, 뒤에는 배낭에, 평지로 곧장 뻗은 길이 아닌 때론 길도 아닌 길을 넘어서,
멍텅구리길, 고바위 등등..  100키로 정도에 해당하는 힘든 고행을 천 4백여 장의 사진에 고스란히 담아 가지고 왔다.

떠나기 전의 비장한 각오는 곧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할까' 하는 망설임에 그냥 차나 얻어 타자라는 유혹도 수없이 있었을 터인데,
웬만하면 힘들다는 말도 거의 안하는 남편이 이 때 정말 힘들었다, 이 때는 어땠다라는 얘길 들으면
조금만 힘들어도 엄살떠는 내 심정으론 그 고통을 상상하기가 힘들다..
너무 힘들 때는 아무 생각 안 났겠지만 가족을 떠나 혼자서 많은 좋은 것들을 가슴으로 느끼고 생각했으리라..

체력, 의지, 때로는 곤조랄까..  고집..  그리고 오랫동안 쌓인 여행 노하우 등이 어우러져 값진 경험을 하고 왔을 남편에게 오늘은
'사랑한다'는 말보다는, '당신 정말 대단해~  존경스러워..' 라는 말과 함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불어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내 남편이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떠들어 대고 싶다, 팔푼이 소릴 들을지언정..

------------------
촬영:  유희종
기종:  Nikon D70 / Fuji F420
렌즈:  Sigma 24 ~ 135mm


첫째 사진) 울릉도를 배경으로 -- 배 밖으로 나오면 안된다는데..  남자들은 꽤나 대담(?)하고 뻔뻔하다.
둘째 사진) 묵호항에서 출발한 한겨레호..  이렇게 조그만 배를 타고 높은 파도를 3시간을 뚫고 달려도 멀미 한번 안나다니..  후지 F420


cliff.jpg
울릉도 일주도로는 평지만 있는 게 아니다.
찻길가를 계속 걸으며, 지도상엔 쭉 뻗은 길이 이렇게 절벽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곳들이 많다.


bridge1.jpg
태풍으로 무너진 간이식 다리..  여길 어떻게 지나갔어?  그랬더니 '그래도 넘어 가야지'...


coffee.jpg
절벽 아래 낚시하는 아저씨들하고 같이 커피한잔까지 했단다.
배낭 속에는 분신과도 같은 코펠과 가스도 들어 있다.
얼마나 단맛이 나는 휴식시간이었을까..


bridge2.jpg
여긴 아마도..  낚시하는 아저씨들이 올라가는 거 같은데..
무슨 다리가 앞뒷쪽이 다 끊어져 보인다냐...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간다냐.. -_-)


mirror.jpg
주로 규린 아빠를 찍어 주었기 때문에 본인 사진은 거의 없다.
볼록 거울에 비친 셀프샷~


mt.jpg
성인봉..  천미터가 좀 못되지만, 남편한텐 뭐 그까이꺼~~


foot.jpg
성할리가 없는 발..  물집..  안타까워라..
오른쪽은 벌써 바늘에 실 꿰 가지고 터뜨린지 오래라고 한다.
후지 F420


octo.jpg
비 오는 새벽에 오징어 손질하는 현지인들을 카메라에 담다..
후지 F420


shadow.jpg
두 장정의 그림자..  4박 5일동안 모든 걸 이 그림자가 직접 해결한 거 아닌가..
비로소 신체의 건강함과 이상없음에 감사해야 하는 순간..
두 다리가 유달리 '강조'되어 튼튼해 보인다..


wind.jpg
넷째 날, 배가 안떠서 서울에 못 온 날..  바람이 느껴진다..
굉장히 춥고 쎄게 불었다고 한다..
이런 날 울릉도를 걷는 사람은 울 남편 밖에 없을 거다..


road.jpg
멍텅구리 고바위 길..
이 역시, 고행과 수난에 가장 한 몫을 했을 길들..
후지 F420


bulletin.jpg
돌아 오는 날,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전망대에서..  독도방향..
마지막날이라 여유가 있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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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유진 2005.11.18 10:44
    내용이 순~ '고행기'네..
    좋은 풍경들 많던데.. 곧 기행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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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1.18 14:05
    왜 이케 키우지? 알았어..무조림 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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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케케 2005.11.21 12:44
    내가 이래서 쫑아형을 좋아하고.. 먹동 모든이가 존경하는거죠.
    에구..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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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 2005.11.21 18:26
    저도 그래서 오빠를 우러러보죠 ^_^ 정말 멋지고 자랑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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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희 2005.11.22 10:59
    언제나 새로움에 도전하는 모습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청년 쫑아 오빠 화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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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문 2005.11.24 17:42
    형.. 사랑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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