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발렌타인데이였다.
집에서 삼겹에 소주 한잔 한 후 갑자기 화이트데이로 주제가 넘어갔다가 9년 전 동균아빠가 연애 시절 화이트데이 때 나한테 준 정성스런 선물을 오랜만에 꺼내 본 순간...
추억은 '공유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거 같다.
남편이랑 연애하던 시절 1월부터 시작해서 10개월 연애한 후 그 사이 꼬박 이벤트날이 많았던 편.
내 생일,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남편 생일 등... 꽤 굵직한 기념일이 많아서 연애 시절엔 콩깍지 씌워 나두 선물 대열에 합류했건만 결혼 한 후엔 '이런 걸 왜 해' 라는 무관심, 무덤덤, 귀차니즘... 뭐 이런 걸로 콩깍지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한마디로 과소비요, 그런 거에 드는 돈이 아줌마는 아까워 진다. 그만큼 성의도 없어지고...
내년부턴 하기로 했다. 큰 거 아니고 아주 쪼그만 쬬코렛 하나..
겸사겸사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하여 울 식구들 송년회, 신년회도 못했으니 집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걸쳤고 (크~ 얼마나 잘 어울리는 메뉴인가. 남들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썰런지 모르지만.. ^^) 갑자기 꺼내 본 9년 전 추억...
우리 연애 시절 (그래 봐야 두달 반 만에) 모든 주제를 망라해서 한 장면 떠오르는 것들을 그리고 색칠하고 코팅한 후 자르고, 색실로 엮어서 사탕이랑 해서리... 난 눈물 흘리고 말았슴.. (지금 생각하면 남사스러워 ^^) 보면 볼수록 대단한 솜씨..
남한테 보여 줘도 남들은 별로 재미없을 작품. 우리 둘 만이 알고 깔깔거리고 회심의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추억..
그 때로 돌아가고 싶어..
이건 아마.. 여행갔을 때 우리의 애마 갤로퍼 뒷칸 열어 놓고 코펠에 라면 끓여 먹었던 거다.
99년 해돋이 보러 왜목마을 간다고 새벽 4시에 떠났고 아침을 노상에서 (?) 해결했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