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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0270#02근 10여 년 전, 일본 애니 매니아들에게 들은 바로는 전쟁 이야기로서 슬프다고 들었던 것이 이 만화 (영화)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였었다.

그러나 벌써 20년 정도나 된 오래된 지브리사의 영화였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라게 되면서, 주로 지브리사의 귀엽고 이쁘고 가슴이 깨끗해지는 캐릭터들의 작품에 오래도록 물들어 있었던 터에 이런 작품을 접하게 된 이후 난 오래도록 그 충격과 후폭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내용을 모르고 본 것이 도움도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후회되기도 했던..  이런 내용이었었구나...  어떻게 해서 일본인들은 이렇게 가슴시린 내용을 절절하면서도 무덤덤한 표정에 담아 낼 수 있었는지 오히려 무섭기까지 하다.  (절제나 겸양의 미덕,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통치체제 하의 자존심은 시종일관 표정변화가 별로 없고 죽음에도 담담하게 보이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영화의 형식은 죽어가는 한 소년의 영혼이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는 식으로 되돌아가는데 지금까지 접해 온 전쟁 영화들은 거의 모두 군인들의 얘기였었던 거 같다.  수많은 전쟁 영화 속에서 가족이 붕괴되고 인간의 존엄성이 말살됨을 소스라치게 느껴 왔지만 정작 이러한 내용의, 어찌 보면 평범할 수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내용을 그동안 무시하면서 살아 왔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영화를 보면 도무지 카타르시스가 느껴질래야 느껴질 수가 없고 가슴 한 구석부터 천천히 짓누르는 스트레스의 무게 때문에 한숨을 다 쉬게 될 정도 였다.  그러므로 시간 죽이기 용이나 오락용의 영화를 원하는 사람은 이걸 보면 안될 거 같다.  전쟁이란 절대 무조건 일어나면 안된다는 생각이 퍼뜩 스치고, 우리 아이들을 보는 순간 살아 있슴이 감사하며 이런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얼굴에 비극적인 캐릭터가 겹쳐지지 않도록 일부러 생각을 떨쳐 내려고 애쓰기 까지 했다.  지브리사의 작화 답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푸른 하늘에 구름은 떠 있고 40년대의 냇가는 깨끗하고 풀숲은 이쁘다.  그게 더 이야기의 내용을 더욱 처연하게 만드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일본도 전쟁의 피해자임을 드러냈다라던가, 전범국가의 또다른 입장을 내세웠다라는 주장 때문에 이곳 저곳 에서 뒷말도 있었다지만 확실한 건 그들도 피해자는 피해자일 것이다.  하지만 자국민의 일부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전쟁을 일으킨 못된 넘들이라 동정은 안 간다 (전범국도 그럴진대 하물며 침범 당한 국민들은 어찌할 것인가..)

부디 애써서 이루어 놓은 탑이 사상누각이 되지 않도록 전쟁이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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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1.08 18:00
    글 참 잘쓴단 말씀야..영화평론가도 이렇게 잘쓰는건 못봤는데..딱.딱. 요점만 얘기하잖아. 장황하지 않고 말야. 굳이예요..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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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유진 2007.01.09 10:02
    I don't think so. Thanks, any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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