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0 09:56

좋은 학부모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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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먼저 TV를 끄자  

  
"아이들이 공부 안하고 TV에 정신 팔려 있는 모습을 보면 속이 터져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린 자녀들을 둔 가정 치고 아이들과 TV 때문에 실랑이를 하지 않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우리나라 TV 프로그램이 얼마나 재미있는가. 이런 강한 유혹을 아이들의 자제력에만 맡겨두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닐까?

아이들이 TV 대신 책을 보기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TV를 끄는 것이 제대로 된 순서이다.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이에게 "TV 좀 그만 봐라"하고 잔소리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임을 알게 될 것이다. 'TV하면 떠오르는 낮익은 풍경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아빠는 거실 쇼파 위에 누워 리모콘으로 TV를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아이에게는 "공부해라", "성적이 왜 그 모양이냐" 잔소리 하고 있는 광경이다. 이것은 내가 생각하기에 최악의 교육환경이다. TV라는 매체가 비교육적인것도 문제이지만, 자신도 지키지 못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부모의 모습은 아이들의 학습의욕을 꺾는 것은 물론이고, 어른들에 대한 거부감과 반항심만 심어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이런 광경이 연출되는 집도 있다. 아이들이 거실에 있는 초저녁 시간에는 TV를 안 켜다가, 밤이 늦어 아이들이 잠자러 방에 들어가기만 하면 "애들만 안 보면 되지" 하고 슬그머니 드라마 보는 엄마들이 있는 집이다. 앞의 경우보다 좀 나을런지는 몰라도 이 또한 문제가 있다. 나는 가정 교육에 있어 TV를 보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들의 좋은 마음과 기운이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TV를 볼 시간에 아이들이 공부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들이 자극적이고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지적이고 진지한 여가 활동을 즐기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고 따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TV가 안 좋다고 하니까 억지로 TV를 못보게 하고, 매일 아이들과 전쟁을 치르는 가정도 있다. 나는 이처럼 아이들의 욕구를 지나치게 막는 것도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집에서 TV를 못보게 하면 아이들은 친구집이나 이웃집에 가서라도 보고 올 수 있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부모가 억지로 막을 수는 없다.

요즘 중고생들은 TV보다 컴퓨터 게임을 즐긴다고 들었다. 내 주변에서도 자녀, 특히 아들들이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어 걱정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집에 컴퓨터를 없앤다고 아이들이 게임을 못하는 게 아니다. 집만 나서면 눈에 띄는게 PC 방이니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게임이나 채팅을 즐길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모의 잔소리가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 보다는 진취적이고 지적인 다른 활동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찾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건훈이는 초등학교 때 만화영화를 무지 좋아했다. 건훈이가 만화영화를 볼 때면 나도 옆에 앉아 같이 보았다. <아기공룡 둘리>, <빨강머리 앤>같은 만화영화는 내가 봐도 재미있었다. 재미있는 만화를 보고나서는 함께 '다음엔 어떻게 될까" '이런 장면 너무 재미있었지?" 하면서 같이 신나가 떠들곤 했다.

TV를 보지 않는 것은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이 점에 있어서는 남편의 역할도 매우 중요했다. 많은 가정들이 한동안 TV를 끄거나 시청을 자제하다가도 나중에 실패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아빠가 원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건훈이 아빠는 원래 TV를 잘 보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늘 외국어 공부와 회사 진급시험 준비를 하느라 집에 와서도 공부를 해야 했기 때문에 TV 볼 시간이 없었다.

나는 건훈이에게 "TV를 그만 봐라", "TV 끄고 공부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건훈이가 커 가면서 자연히 TV를 멀리하게 된 것은 우리 부부가 TV시청을 별로 즐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TV가 아이 공부를 방해하는 주범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아이가 TV대신 책을 들기를 바란다면, 지금 당장 엄마부터 TV를 꺼라. 아이가 달라질 것이다.

*저는 오래 전에 아침 드라마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안 보면 내일이 궁금하고....... 그러다가 날마다 주인공들이 울고, 일이 꼬이는 것을 보며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함께 눈물을 흘리고 나면 하루종일 우울하기도 했구요...... 그때부터 TV 연속극이라든가 보는 것을 아예 많이 절제하게 되었답니다.

                                    - '엄마의 말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작가 박동주 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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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역할도 중요하다  

  
건훈이가 영국으로 유학간 다음 남편에게는 하나의 다른 습관이 생겼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전에 아이방에 갔다 나오기에 아이 생각이 나서 그런가보다 하고 모르는 척 했는데, 어느날 우연히 보았더니 둘리 인형과 하트베어 인형을 침대에 눕혀주고 있었다. 그 인형들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가장 좋아하던 인형들이었다. 매일 어린 아들 재우듯 그렇게 침대에 인형들을 뉘였을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오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짠했다. 그 뒤로 나는 날마다 아이 방에 가서 남편이 침대에 눕혀놓은 인형들을 제 위치에 올려놓은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다.

아빠의 이런 마음을 아이는 알까?
남편은 전형적인 한국 남자다. 가족을 많이 사랑하면서도 표현하는데 서툴러서 마음과는 달리 아이에게 엄한 꾸중과 잔소리로 원성을 많이 샀다. 아이가 머리모양을 바꾸거나 튀는 옷을 입으면 남편은 영락없이 잔소리를 퍼붓곤 했다.
"공부하는 학생이 머리가 그게 뭐냐?
"옷은 왜 그렇게 입었니? 얌전하게 입어라"
아빠로부터 그런 말을 듣는 아이는 기분이 좋을리 없다. 당연히 입이 한자나 나오고 표정이 어두어진다.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로서 참으로 안타깝다. 자식 사랑하는 마음을 왜 그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할까 왜 사랑한다는 말에 인색할까 하고 말이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남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무뚝뚝하고 아이들에게 오해나 사고 말이다. 하지만 자식이 철들어 아버지 속을 알아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먼 미래의 일이다. 건훈이도 이제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존경하게 되었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약간의 시간과 진통이 필요했다.

요즘 젊은 아빠들 중에는 아이들과 잘 놀아주기도 하고 대화도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지만 대부분의 아빠들은 마음은 있어도 밖에서 돈 벌어 오느라 해야할 일이 워낙 많으니 가족들과 집에서 밥 한끼 먹는것도 쉽지가 않다. 자연히 아이들 교육은 집에서 엄마가 혼자 감당해야할 몫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아이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는 유소년기에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아들이건 딸이건 중,고등학생만 되어도 아빠와 대화의 끈이 이어지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하지만 자녀 교육에 있어 아빠는 엄마 못지 않게 중요하다. 시간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육아 기술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아빠의 몫을 찾아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남편에게 아이 아빠로서 정말 고맙게 생각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건훈이가 어렸을 때 부터 날마다 잠자기 전에 머리맞에서 동화책을 읽어 준 것이다. 남편은 밤 늦게 퇴근해 아무리 피곤해도 아이에게 책 읽어 주는 것을 빠뜨리지 않았다. 아이는 아빠가 읽어주는 동화책을 눈을 반짝이며 잘 들었다. 아이가 책이란 것이 무척 재미있구나 하고 알았던 것은 아마 이때가 처음일 것이다. 그러니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아빠의 역할이 매우 컷다.

다음으로는 늘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오랫동안 대기업에서 근무한 남편은 집에 와서도 공부하는 게 습관처럼 굳어졌다. 회사 진급시험 준비하는 날도 많았고, 영어나 중국어 같은 외국어 공부도 해야 했기 때문에 집에 와서 TV 켜는 일이 거의 없었다. 어떤 집은 아빠들이 TV 보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아빠가 집에 오기만 하면 사람이 있건 없건 늘 TV를 켜 놓는다고 하는데, 남편은 그럴 틈이 없었다. 남편이 그렇게 공부를 해서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아무튼 아빠가 늘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만해도 아이에게 좋은 교육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 '엄마의 말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작가 박동주 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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