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5 13:58

은퇴에 관한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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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남편하고 왜 이렇게 힘들까 생각해보면, 준비가 참 안 돼 있었던 것 같아요. 노후에 함께할 시간이 많아진다는 거에 대한 준비가 없었고,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서로 쌓아놓은 마음이 없는 게 아닌가. 그냥 애 키우고 급급하게 살았지, 이런 세월을 위해 참 중요한데 그걸 안 했구나. 은퇴 후에 함께 누리는 삶에 대해 좀더 일찍 생각했더라면 확 닥쳐서 버거워하지 않을 텐데”(한 은퇴자 아내)




은퇴 후 폐지 주울 걱정을 하는 우리네 현실에서 한 은퇴자의 아내가 풀어놓은 독백은 부부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여실히 보여준다. 아이 장래에 대해 걱정은 했지 정작 자신들의 노후에 대해선 일언반구 대화가 없다. 은퇴 이후의 삶에도 여전히 ‘돈’과 ‘자녀’라는 단어가 크게 똬리를 틀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막상 직장을 그만두고 나면 삶의 무게는 그만큼 더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은퇴 절벽’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 따르면 ‘은퇴 절벽’에 직면하게 되는 흔한 실수로 ▷은퇴 후 필요한 돈에 대해 계산해보지 않는다 ▷부부 중 한 사람만 재무적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의료비 및 장기 간병비를 고려하지 않는다 ▷자녀지원과 노후준비를 맞바꾼다 ▷은퇴준비를 돈 문제로만 생각한다 ▷은퇴 후의 삶에 대해 대화하지 않는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의사결정을 해두지 않는다 등 7개가 꼽힌다.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와 관련 “평균 수명은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 삶의 기간이 길어진 만큼, 은퇴준비가 단순한 재테크가 아니라 전반적인 생예설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은퇴준비는 막연한 계획보다는 은퇴의 현실과 각자의 사정을 고려한 실질적인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배우자와의 대화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필요한 돈에 대해 계산해보지 않는다=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은퇴자 10명 7명은 은퇴 후 필요한 소득이 얼마인지 계산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특히 배우자 유고시 홀로 남을 배우자의 노후생활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은퇴 후 생활을 위해 가장 필요한 돈 문제를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부 중 한 사람만 재무적 의사결정에 참여한다=우리나라 부부는 돈 문제에 대해 거의 상의하지 않거나(5%), 급할 때만 대화를 나눈다(35%)고 답했다. 우리나라 부부 5쌍중 2쌍은 돈 문제를 거의 상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돈 문제’는 부부간 대화에서 사실상 금기어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대화를 나누지 않는 이유로는 ‘한 사람이 알아서 관리하기 때문에’(65.8%)가 가장 큰 이유였다. 다음으로는 ‘서로 감정이 상하거나 다투게 될까봐’(15.0%)와 ‘부부 각자가 따로 관리하기 때문에’(8.8%)가 꼽혔다.

은퇴연구소는 “부부 중 한 사람이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면 갈등과 오해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그 배우자의 유고시 재무 관리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비 및 장기 간병비를 고려하지 않는다=또 비은퇴 부부가 노후에 ‘의료비를 별도로 마련하는 경우’는 34%에 불과했다. 특히 ‘장기간병비 마련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는 것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55%에 달할 정도로 장기 간병비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노후에 가장 많이 늘어나는 지출이 보건의료비인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준비 자체가 아예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준비 부족은 자칫 잘못하면 은퇴 이후 부부의 삶 뿐만 아니라 가족의 삶 전체를 절벽으로 몰아 세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자녀지원과 노후준비를 맞바꾼다=‘하늘에서 별 따기’ 처럼 어려워진 취업난으로 인해 자녀들의 독립이 늦어지면서 노후 준비보다 자녀 지원에 지출의 우선순위가 놓여져 있는 것도 부부들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에 꼽힌다.

실제로 은퇴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있는 비은퇴자 가구의 67%가 ‘노후준비가 어렵더라도 자녀를 우선 지원하겠다’고 응답했다. 또 한국노동패널 조사에 따르면 50대 가구의 경우 최근 10년간 지출한 자녀 교육비가 1억원이 넘는다는 결과도 있다. 특히 은퇴 준비가 시급한 50대의 경우 자녀 교육비로만 1억269만원을 지출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많은 자녀 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준비를 돈 문제로만 생각한다=은퇴연구소가 비은퇴 가구의 생활영역별 은퇴준비 수준을 지수화해 비교한 결과를 보면, 재무적인 준비가 78.7점으로 잘 돼 있는 사람들도 건강 63.7점, 활동 60.1점, 관계 65.9점 등 비재무적인 측면의 은퇴준비 수준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은퇴 이후 재무상황에 대해선 준비하지 않으면서도, 은퇴 이후의 삶을 생각하면 오로지 ‘돈’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퇴후의 삶에 대해 대화하지 않는다=은퇴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40~50대 부부의 32%만 은퇴 후 삶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고 답했다. 특히 생애 주기별로 보면 많은 부부들이 자녀의 대학입시 이후에 본격적인 은퇴준비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때는 이미 은퇴가 임박해서 체계적인 준비가 어렵다.

은퇴연구소는 “은퇴 전부터 은퇴 후 삶에 대해 대화를 나눠온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경제적으로는 물론 건강, 사회활동, 인간관계 등 전반적으로 은퇴준비가 잘돼 있었다”며 “실제 은퇴 후 삶의 만족도도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2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의사결정을 해두지 않는다=게다가 부부가 본인 또는 배우자의 사망이나 심신쇠약 상황 등에 어떻게 대처할지 의사결정을 미리 해두는 경우도 거의 없다.

특히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생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해 언급을 꺼리는 ‘죽음회피 문화’로 인해 상속이나 연명 치료 등의 의료적 의사결정을 해놓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5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40대 이상의 성인 중 증여 및 상속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본 경우는 12.3%에 불과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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